최선의 우울 -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이묵돌 지음 / 일요일오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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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깊고 어두울수록, 혼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어 처절할수록, 우리는 그것을 실제로 느끼지 않는 체하며 함구해버린다. 도리어 그런 우울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가능한 완벽하게 숨기며 정상적인 척 살아가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한다. (-7-)

엄밀히 말해 우울이란 멈추지 않는 장마일 수도 있고 .매일 특정한 상황에 맞춰 내리는 소나기일 수도 있으며,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내던져버리는 초대형 태풍일 수도 있다.실제로 비 내리는 날씨는 인간의 우울에 비하면 해결이 간단하다.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만 않으면 된다. (-18-)

사람에겐 이미 일어난 사건을 되돌릴 능력이 없다. 설령 되돌아가더라도 어쩔 수 있었으리라는 건 대체로 착각이다.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실제보다 더 많은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73-)

원고 마감에 쫓길 때, 해야 할 일을 애써 미루고 있을 때, 주변으로부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을 때, 뚜렷한 원인 없이 무작정 우울할 때, 이렇게까지 해서 살 이유가 있겠나 싶을 때까지, 나는 부정적인 상황 앞에서 '무언가를 사는 해동' 자체에서 위안을 얻었다. (-101-)

사람들은 정신질환에 유달리 추상적인 관념을 갖고 있다. 암이나 백혈병으로 인한 죽음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극심한 우울장애로 인한 자살은 어떻게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우울제 없이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힘든 사람에게 "햇빛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고 운동도 꾸준히 하면 나아질 거야,약에 의존하는 건 좋지 않으니까 조금씩 줄여보자고" 같은 말들을 한다. 웃기지마라. 나는 매일 햇빛을 보고 ,사람도 만나고, 운동도 하다. 노력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울하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뿐이다. (-167-)

살면서 좀처럼 견디기 어려운 우울을 마주할 때, 대부분은 그 상황 자체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자신이 불쑥 우울해진 데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으며, 그것을 아주 논리적으로 이성적이며 냉철한 판단을 통해 분석하고 정의한 다음, 드디어 등장한 그놈의 '본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해 내려고 한다. 이른바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이 너무 많은 부분에 남용되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이렇게라도 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할수만 있다면 말이다. (-219-)

삶이 있고, 죽음이 있다. 용기가 있고,희망이 있다. 삶은 먼 곳에 있는 것 같았고, 죽음은 내 앞에 있는 것 같다. 불행은 언제나 가깝고, 행복은 언제나 먼 곳에 있었다. 우울과 걱정은 내면 속 가까운 곳에 붙어 있으면서, 절대로 안 떨어질 것 같은 지긋지긋한 ,인간이 만든 언어적 개념이자 현실이다.

현대인은 만성적인 우울이 있다. 걱정 근심 속에 살아가며, 과거보다 더 과학적이며,기술적인 삶,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배부른 소리를 한다 할 정도로 우울에 도취되어 있었다. 유혹에 시달리고, 죄책감과 수치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작가 이묵돌, 1994년생이다. 우울에 관한 수많은 책들,우울을 극복하기 위한 책들은 공감이 되지 않는다.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우울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울 전문가들은 실제 우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괴리감이 있다.

작가 이묵돌은 우울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번의 자살을 시도하였고,스스로 삶에 대해 회의감을 느기며 살아왔다. 우울에 대해서, 극복할 수 없는 추상적인 성격, 무형의 성질이라고 보고 있었다. 누군가가 말하고 있는 우울은 실제로 우울하다고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우울이라는 것은 내일 목숨을 끊어버린다 하더라도, 아무렇지 않은, 당연하지 안흔 현대인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 우울한 마음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죽음을 통해서다. 우울은 잡초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삶은 살아도 힘들고, 죽어서도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에 대해서, 책 『최선의 우울』 에 담겨져 있으며, 작가 이묵돌의 우울 유언장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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