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어의 발견
김미형 지음 / 사람in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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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과거에 '노인'은 말그대로 나이많은 사람을 지시하는 보통의 단어였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나이가 들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대사을 지시할 필요가 있었기에 생겨난 말이다.우리 사회는 '노인 공경',;노인 복지' 등 노인이라는 단어를 차별 없는 맥락에서 잘 써왔다. (-13-)

사로 다름을 뜻하는 단어는 '차이'와 '차별' 두 가지가 있다. 이 두 단어는 뜻이 매우 다르다.'차이'는 서로 같지 않고 다른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기에는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개입되지 않는다. 반면 '차별'은 물상의 상태가 아니라 물상에 대한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뜻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다양한 차이가 이 세상을 형성하는데, 그 다름에 대해 수준, 등급, 선호도 등을 주관적으로 생각하며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는 게 차별이다. (-43-)

'처녀'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성년 여자를 지시한다. 한자 '처녀(處女)'는 머물러 있는 여자라는 뜻이다. 이 단어는 특별히 성 경험이 없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처녀성 같은 단어는 처녀에 성적 순결의 의미를 더한 것이다.'처녀작','처녀림','처녀비행','처녀 출전','처녀항해' 등에는 처음으로 하는 것 또는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이란 뜻이 있다. (-72-)

최근에는 '임대거지','빌거지' 라는 웃지 못할 차별어가 생겨나서 쓰이고 있다.이런 단어가 쓰이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부동산에 따른 신계급사회가 형성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임대거지'는 어른들이 이러쿵저러쿵 임대 아파트를 비난하며 분양동과 임대동의 출입구를 따로 만든다는 등 하는 것을 보고 들은 어린이들이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부르는 말이다. (-104-)

일상적으로 쓰여지고,친숙한 언어들 속에 차별이 숨어 있다. 그 차별은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고, 사람에게 언어로 강요하거나 강매할 때도 있다.이 책에서 임대거지라는 단어가 낯설게 들리지 않은 이유는, 부촌 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서로 가까운 지척에 있는 경우,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초등학교가 있을 대, 또래 친구들이 그 단어가 차별어인지 모르고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실제로 지역의 택지에 있는 모 초등하교에서,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있으며,가까운 곳에는 부촌 아파트가 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달동네에 사는 아이들을 거지라 지징했다면, 지금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거지라고 지칭하고 있다.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 다름과 틀림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 두가지를 잘 구별하지 못할 대가 있다. 처녀에 대해서, 차별이라고 느끼는 이유, 형제라는 단어에 긍정적 언어가 내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형제애느 있어도,처녀애는 없다. 돌이켜 보면,대한민국 사회의 차별어는 유교적 관습에 따라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 일제의 잔재가 언어에 묻어나 있고,그 언어는 차별의 근원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쓰는 일상적인 언어가 서로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언어 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 현상,미투운동이 시작되었던 원인 또한 차별어의 남용 때문이다. 노인,장애인, 이 두 단어도, 차별어에 속하고 있으며,그들에게 차별이나 혐오스러운 언어를 사용하면서,차별한다. 노인을 실버,시니어라고 바꿔 부르는 이유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지양해야 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정서적 공감과 이해가 요구된다. 국어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존중과 배려가 요구되며, 대한민국 사회와 사회저변에 깔려 있는 정서적 공감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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