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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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피어(biosphere).폐쇄순환생태계."

소년이 대답했다. 소년은 손끝으로 유리의 온도를 가늠하다가 불 쪽으로 병을 조심스럽게 밀어놓았다. 모닥불의 불꽃이 유리에 반사되어 주홍색으로 빛났다. 병 안의 모래가 들썩거리더니 새우를 닮은 작은 생명체에 살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들은 앞다리를 바쁘게 움직여 수염을 닦고 이끼를 깨작거리더니 다시 모래에 몸을 파묻고 몸을 모래색으로 바꾸었다.

"근데 난 테라리움(terrarium)이라고 부르는 데 더 좋더라고." (-15-)

검은 개는 소년의 손을 다정스럽게 핥는 것으로 대담을 대신했다. 개는 어느새 작은 강아지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너무 작아서 소년의 품 안에 몸 전체가 쏙 들어갈 정도였다. (-19-)

소년은 사진을 뒤집었다. 검은 글자가 뒷면에서 반짝거렸다.

시간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지만

미래는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기에

너무 슬퍼하지도 ,절망하지도 않길 바라며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너의 서른 번째 해를 축하한다. -2078.09.30- (-53-)

소녕는 냉장고를 도로 닫고 부엌을 뒤지다가 싱크대 아래에서 천으로 덮어둔 통조림 더미를 찾아냈다. 미트볼 통조림 두개, 소고기미역국 통조리뫄 육포 통조림 작은 것 하나씩, 찐쌀을 담은 통조림 한 개와 버섯야채볶음 통죔이 두개. 소년은 먼저 통조림 밑면에 적힌 제조 기간을 확인했다. 2088.12.21. 대략 20년 전 물건이었다. 구세계에서 생산된 통조림의 소비기한은 30년 이상이니 이건 먹을 수 있었다. (-65-)

무원시는 넓었다. 소년은 텅 빈 도시르 호로 걸으며 가끔 길을 찾기 위해 건물의 주소지를 확인했다. 사람이 없는 도시는 고요했다. 소년은 들개 같은 위험한 동물이 또 나타날까 두려웠지마 야생동물의 울음소리는 해 질 녘 아주 멀리서만 이따금씩 들려왔다. 소년의 눈에 보이는 살아 있는 것이라곤 무성히 자란 식물뿐이었다. (-81-)

작은 로봇들이 지하 쓰레기장에서부터 중간층 연구실까지 무리 지어 올라왔다.헨리에타는 이번에 탑 내부에서 터진 EMP 폭탄을 제거하고 망가진 회로를 수리하기 위해 정확히 852개의 로봇을 내보냈다. 그중 45개의 로봇이 쓰레기장에서 진흙 덩어리를 발견해 연구실로 가져왔다. 헨리에타는 그 물건을 주의깊게 관찰했다. (-153-)

소년는 헨리에타가 자신에게서 합성생물학 기술을 가져간 인물로 마르잔을 지목한 것을 기억했다.이 편지가 마르잔이 어머니에게 보냈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맨 아래,보낸 이의 이름이 적힐 자리에 마르잔의 이름이 있었을 것만 같았다. 소년은 그가 적었을 문구를 상상하다 종이를 구겨버렸다. (-197-)

"결국 인간의 죽음이 바라던 대로 됐어.진리는 파괴되었고, 마지막 인간은 순리에 따랐고,헨리에타는 제 할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어차피 이렇게 될 거,그렇게 잔인하게 굴 필요는 없었을 텐데."

개가 중얼거렸다. 인간의 죽음은 서권하의 유해에 오래 빙의해 있던 탓인지 근시안적이고 잔인하게 행동하는 면이 있었다. (-227-)

소설 『테라리움』은 SF 소설로서, 100년 뒤 지구의 미래, 22세기로 떠나고 있다. 소설 주인공 소년은는 지구에서 유일한 인간으로, 특수 벙커 안에서,바이오스피어 공간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강원도 무원시에 있는 국림과학기술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던 주인공 소년의 엄마는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이었지만, 소년만 혼자 남기고 사라지고 만다.

소년의 곁에는 검은개가 있다.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검은개는 죽음을 상징하고 있었다. 죽음 너머의 세계를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며,이 소설이 지구 멸망이라는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요소를 채택하고 있었다. 죽음이란 인간이 원하는 것이지만, 검은개은 개가 아닌 개똥 철학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이 만든 여러가지 기계와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회복시키고자 만들었지만,그것이 인간의 죽음과 인류릐 절멸을 초래하고 있다. 소설에서 소년이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가면서,자신의 어머니가 사라진 이유,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지구 멸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예고되지 않은 여러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고 말았다. 앞으로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래상이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 100년뒤 강원도 무원시에서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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