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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 (DINK)
맥켈란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내 나이 이제 마흔,다행인 건지 야속하지만 시간이 흘러 성별만 알았던 두 아이는 꿈에 나오지 않았고, 아주 가끔 세수하다 울만큼의 상처가 남았다.
우리 부부가 그린 결혼생활에는 아이가 없었다. 일명 DINK(Double Income No Kids).'무자식 상팔자' 라는 세상과는 다른 신념을 갖고 돈 벌면 여행을 다니고 글을 쓰는 인생을 살자는 꿈을 안고 서른한 살 스물 여덟 살 부부는 신나게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7-)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안타까웠다. 효정인 다른 남자친구들과도 집이나 비디오방에서 몸을 섞었다. 두 번째 아이, 세번째 태아도 허망하게 수술실 봉지에 버려졌다.
세상에는 비밀이 정말 없나 보다.
학교에서 동네에서 효정이는 '걸레'로 불렸다. 우리 엄마에게 나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을 정도니까 말 다했다. 화가 났다. 당한 건 친구인데 사회 시선은 '여자아이의 잘못된 행동거지'로 효정일 쏘아봤다. 결국 전학을 간 효정이 . 상처투성이가 된 친구와는 그렇게 연락이 끊겼다. (-18-)
'돈과 남자는 많을 수록 좋다."
스물이 된 딸에게 엄마가 인생을 알려줬다. 부모님이 자영업자여서 돈의 가치와 자본주의에 대해 일찍 깨우쳤다. 부부는 돈 때문에 싸웠고 또 행복해했다.
많이 만나볼수록 좋은 짝을 찾는다는 신조를 가진 엄마는 본인 바람대로 딸을 여대에 보냈다.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란 막내는 엄마 말을 잘 들었다.
참, 많이도 만났던 청춘이었다. (-57-)
커다란 절벽 사이에 색이 다양한 지붕을 가진 아기자기한 집들이 양옆으로 언덕까지 질서를 지키며 사이좋게 지어졌다. 포지타노 언덕 위에서 바라본 아말피는 그야말로 해피. (-156-)
'다름을 인정하고 집착은 폭력이다.'
우리 부부가 평생을 함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똑같은 가치관에서 생겨났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은 정답과 오답이 없다. 틀린 자 없고 서로 다를 뿐이다. 다만 법치국가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준법해야 하며 상식과 상도는 지켜야 한다. (세상 진지). (-194-)
얼마전 지인과 식사를 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새어머니와 아버지가 재혼했는데,새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제시한 결혼 조건은 아이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전처에게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었고, 선생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그 상태에서,가족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새어머니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난임 여성이었다. 두 사람이 재혼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재혼하기 전, 앞서 결혼에서, 아이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파혼이 된 것이다.지금 상황에서는 딩크족이라 부를 수 있지만, 1980년대 당시엔 여성이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칠거지악으로 생각한다.
책 『딩크(DINK)』에는 바로 그러한 한국인의 정서를 담고 있다. 난임,불임으로 인해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부부가 시험관 시술을 선택하지만아이를 가지지 못하고 실패한다. 그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나타나게 되는데,불행한 가정의 보편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여기서 놓칠 수 없는 것, 왜 여성에게 아기를 가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묻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찾는 것이다. 아기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부부의 문제이며, 가족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가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스스로 딩크족을 선언한 이들에게 관대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동체가 보수적일수록,딩크족을 나쁘게 바라볼 때가 있다. 마주칠 때마다 아이는 언제 가지냐고 물어보는데,그것이 상처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딩크족에게 자유와 여유가 있지만, 마음이 불편해지는 이유도 그렇다. 그리하여, 싱글, 딩크족은 조카를 키우거나, 반려동물을 키워서, 가족처럼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실제로 지인도 아기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집에서,반려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책에 나오는 구절 중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집착은 폭력이다'에 공감하였던 이유는 우리 사회는 어전히 획일화되어 있으며,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딩크족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