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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수명 시네마
노유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은행원 김명인> 편으로 예매하겠습니다."
한 중년의 남자가 39번이 찍힌 번호표를 내밀었다. 고르게 손질되어 광택이 도는 머리와 손톱이 짧게 정돈된 긴 손가락. 남자는 말끔히 다림질된 회색 정장과 은색 빗살이 새겨진 새틴 재질의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9-)
연식만 쌓여 재구실도 못하는 이 시네마와 같은 처지처럼 느껴졌다.
"너도 싫지? 이런 너의 모습이."
오른손에 든 벽돌을 한번 더 꽉 움켜쥐었다. 시네마의 창엔 어느새 달빛이 닿아 있었다. (-29-)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매 순간을 기록하는 이 머리카락 같이 얇고 투병한 털이 있어요.이 털에서 '직업 DNA'를 추출하는 거죠."
세린은 지난번 계약 때 점장에게서 언뜻 들었던 직업 DNA를 떠올렸다. (-89-)
영화를 곱씹던 경헌은 명함에 적힌 사명을 확인했다.'파인딩 그라운드'.경헌은 갑자기 결의에 찬 표정으로 노트북을 열어젖혔다. 키보드에서 자판 소리가 다급하게 울렸다. 파인딩 그라운드 상담 창에 도착한 경헌은 상담 예약 완료 버튼을 누르고, 다음 날 연차를 신청했다. (-154-)
소설 『기대수명 시네마』에는 11년차 배우 지망생 송세린이 등장하고 있었다. 무명으로서 살아가면서, 재연배우 아닌 재연배우가 되어야 했던 송세린에게는, 내 직업 예상 수명이 '0'년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예측결과가 당도하게 된다. 나의 직업에 대해서, 앞으로의 미래르 예측한다느 것이 독특했다. 나의 의지도 아니고, 누군가의 의지도 아닌 , 오롯이 송세린에게는 직업에 있어서 비전이 없는 배우 지망생 일 뿐이다. 그러한 주인공 송세린의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배우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 것에 대해서,여러가지 상상과 은유에 따라,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있었다.
소설 『기대 수명 시네마』을 쓴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작가의 생가을 이해하고자 한다.배우라는 직업이 매리트가 있지만,그것이 누군가에게 정확하게 다다르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직업이 될 수 있다. 제구실을 못한다는 의미다. 세상이 요구하는 조건과 내가 가지고 있는 조건이 서로 일치할 때, 그 사람은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송세린은 다르다. 11년간 배우 지망생일 뿐이다. 연차가 쌓이면, 그 연차에 맞게 성장하거나 더 클 수 있다.그러나 배우는 그렇지 못하다. 연차가 쌓일수록, 자신이 무능하고, 무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세린은 배우로서 재구실을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 소설은 그런 의도로 쓰여졌으며,직업의 수명에 대해서, 영화 시네마처럼 언급하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