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향기로운 날들 - K-플라워 시대를 여는 김영미의 화원 성공백서
김영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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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으로 안정된 삶을 원했다. 오랜 자취 생활을 끝내고 싶었다. 그렇게 1998년, 우린 남편의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했다. IMF 가 터진 이듬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 소박하게 가정을 꾸렸다. 나는 종합병원 간호사로 일했고, 그때 대학을 졸업한 남편은 좋은 성적으로 여러 곳에 합격했지만, 모두 대기 발령이었다. IM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신규채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29-)

꽃집 이름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줄여 '사람꽃농원'으로 했다. 안치환의 노래 제목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그렇게 우리 집 가훈이 아닌 상호명이 되었다. (-32-)

100송이 주문이 들어왔다. 100송이는 보통 특별한 날을 특별히 보내고 싶어서 선택한다. 요즘은 꽃 소비 문화가 많인 달라져서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꽃을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도 특별한 날에 준비하는 꽃 100송이는 그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오늘 주문은 결혼 30주년 기념일에 맞추어서 아내 회사에 100송이 꽃바구니를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현금 100만원 과 두툼한 손편지와 함께. (-41-)

봄에 피는 꽃이 겨울을 견디며 만들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한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오는 것이 아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 추운 겨울을 나고서야 나무는 비로소 동면에서 깨어나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꽃이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은 바로 이런 어려운 시기를 견디어 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49-)

수술은 잘되었고,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걸을수는 없지만, 당장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니 감사했다.곁에서 그림자처럼 함께한 남편에게 감사했다. '만약 내가 아니고 남편이 아팠다면 나는 이렇게까지 못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 곁에서 나를 돕던 남편이 우리가 함께 일구어 놓은 '사람꽃농원' 꽃가게 앞에서 ,나의 눈앞에서 얼음이 녹지 않은 눈길 추락사고로 한순간에 세상을 떠났다. (-57-)

'앙스트블뤼테(Angstblute)'라는 말이 있다.'불안 속에 피어나는 꽃'이라는 이 단어는 환경이 척박하고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을 때,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꽃을 피우고 종자를 맺어 장렬히 전사하려는 식물의 특성이다. 어려움의 절정이 지나면 멋진 꽃들이 피어난다. (-73-)

행복을 말하는 사람, 향을 심는 사람, '사람꽃농원' 의 사장 김영미 님은 현직 간호사로서 수원의료원과 고려대학교 환경의학 연구소에서 재직하였으며, 국가공인 화훼장식기사, 화훼장식기능사 자걱증을가지고 있는 플로리스트로 살아가고 있었다. 김영미님의 삶에는 꽃과 향기, 삶 속에, 사람이 있으며,사람이 삶이 되었다.2004년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생소한 창업이자 사업, 사람꽃농원으로 새로운 인생과 운명을 열게 된다.

책 표지를 보면, 행복과 기쁨으로 채워지는 삶을 살 것 같은 물한방울 묻히지 않는 평탄한 여성으로서 살아왔을 것 같다.하지만 플로이스트로 살면서, 다리에 종양이 생겨서,수술 휴유증으로 불편한 다리로 살아오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응급구조사 자격증과 간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던 작가는 눈앞에 남편이 눈길 추락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것을 보고, 속수무책으로 남편의 죽음을 보고 말았다. 죄책감과 자괴감, 미안함, 허망함,작가 김영미님의 삶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편하나도 생각되는 그런 삶이 놓여지게 된다. 장닌한 운명의 순간이었다. 버틸 수 없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었고, 행복한 삶,기쁨으로 채워지는 삶으로 자신의 삶을 채워 나가기 시작한다. 스스로 위로받지 못한 삶에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플로리스트로 살아왔고,사람꽃농원 대표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인생의 방향이 행복한 삶에서,불행한 삶으로 바뀌기 시작한 이유다. 이런 삶은 무너질 수 있는 조건과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사람을 살리는 농원,사람 향기가 나는 농원으로 인생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행복을 우선하는 이기적인 삶에서 탈피하여,이타적인 삶, 행복의 향기를 나누는 삶을 추구하였고,그 삶이 나에게 왜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있었다. 죽음보다 더 가치있느 삶은 어떠한 삶인지, 저자으 삶에서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견디는 삶, 살아내야 하는 삶이 더 값지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삶에 있어서, 고통과 아픔의 불구덩이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이 어떠한 삶인지,저자에게 꽃의 향기,사람의 향기는 단순한 향기가 아닌 위로와 공감,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저자의 인생관,가치관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인간은 어차피 언젠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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