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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낙엽 ㅣ 푸른사상 소설선 50
김유경 지음 / 푸른사상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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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남편이 책을 찢어 담배를 말아 피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난 깜짝 놀라며 책을 빼앗았다. 이제는 여기 사람으로 서서히 변해가며 이전의 모습을 잃어가는 남편이었다. 내가 반했고 동경했던 문명 세계의 말끔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책만이 과거의 유일한 증표 같아서 오히려 내가 더 소중히 여겼다. 아버지가 찢어놓은 부분을 읍에 가서 산 흰 종이로 정성스레 붙이고 애지중지 보관했다. (-37-)
"북한에서는 의사 보수가 높지 않은 거냐?"
삼촌은 정말 북한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 북한에서는 그 어떤 직업도 보수는 비슷한데, 배급과 쌀 몇 킬로 살 수 있는 정도의 노임뿐이라고 설명했다.. (-95-)
"꽃제비로 살다 보니 아직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더라고요.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가 숙이 씨 문자를 읽어주었어요. 처음엔 입을 꾹 다물고 듣기만 했던 녀석이 갑자기 엉엉 소리를 내며 울지 않겠어요. 나도 그만 같이 울어버렸어요. 어서 아들이 있는 방으로 갑시다." (-184-)
자매는 고아가 되어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래도 할머니가 주기 전까지는 감자라도 배부리 먹었다. 끔찍하게 싫었던 동생 돌보기도 면하게 되었다. 동새을 돌보는 일을 할머니가 하면서부터 오히려 동생에 대한 애정은 더 작별해졌다. 열 살이나 어린 동생을 진옥은 끔찍이 아꼈고 진미도 언니를 졸졸 따라다녔다. (-237-)
가을에 떨어지는 나무 이파리,그 이파리는 생생함을 지나 푸른 낙엽으로 변한다. 삶이 아닌 죽음으로 상징되는 푸른 낙엽의 정채성은 탈북민이었다. 남한 사람에 비해, 탈북민은 무언가 자신의 존재감이 선입견,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한에 정착한 소수의 탈북민이 자신의 삶과 사회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남한으로 탈북하면, 국정원 주관 하나원에서, 남한 정착 교육을 받게 된다.그 과정에서, 남한에서 생활하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남한 사회는 북한 탈북민에 대해서, 곱게 보지 않는다.그들이 정착하기 위해 도움주려 하기보다, 사기를 치지 않을까 경계한다. 탈북민은 탈북하기 위해서, 브로커와 연결되고,남한에 정착한 뒤에도 브로커와 연결된다.
그러한 실상에 대해서, 소설 『푸른 낙엽』에 고스란히 채워 나가고 있었다. 「응답하라 1984」를 느끼게 되는 그들의 삶은 가난함과 궁핍함,인권으로 채워져 있었다. 책을 찢어서, 담배를 말아서 피우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는 자신이 탈북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어설프게 보이지 않는 이유도 그렇다. 이 소설은 나를 돌아보게 하였고, 탈북민의 열등의식과 소외감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북한과 남한은 앞으로 70년간 떨어져 지냄으로서, 서로 다른 문화와 삶, 생활을 만들어 나간다. 언어의 동질성과 이질성이 이 소설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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