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저리 프로젝트 Vol.02 : 무경계 - 본격 영상화 스토리 모음집 언저리 프로젝트 2
한기중 외 저자 / 시공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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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햇볕이 벽에 걸린 사진에 닿기 시작했다. 사진은 대한민국 기자상을 받는 진하의 모습이었다. 정리가 되지 않은 사무실의 테이블 위에는 승연에게서 받은 서류 봉투와 그 내용물로 보이는 연구시설 관련자료, 오래된 1970년도판 지도 등이 놓여 있었다. 외계인 인형들이 돌리던 전단지, 시체의 사진 , 감염된 부위 등의 사진들도 보였다. (-43-)

중종 36년 여름, 헤이리.

지난 겨울에는 유난히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았다. 메마른 봄을 지나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뜨거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었다. 저수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였고, 우물과 샘까지도 말라버려 마실 물도 부족했다. 마을 어디에서도 먹을 것을 구할수가 없는 참혹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101-)

탑 노트로 자신감을 불러넣고 , 베이스노트로 여성스러움을 살렸다. 지나가는 여성에게 핑크미스트 향을 맡은 사람은 이 여성을 따뜻하고 달콤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향수를 뿌리는 사람을 위한 향, 스파이시한 핑크 페퍼콘의 탑노트이고,잔향은 스위트피다.타인을 위한 향, 핑크미스트는 두 사람을 모두 배려한 향수였다. (-146-)

제득이는 운전석으로 옮겨 앉아 시동을 켜고 도망치듯이 사라진다. 출근 시간대라서 거리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남녀들이 분주히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제득이는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차를 옮긴다. (-182-)

'내가 운전을 할 줄 아나?'

차가 움직였다. 비록 오토매틱이긴 해도 자기도 모르게 발이 자연스럽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오가면서 밟았고 달리는 동안 현주는 근래 처음으로 자유로움과 자신감이 들었다. 하지만 현주의 차는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외부의 시선에서 보면 현주의 차는 난폭운전이거나 초보운전 아니면 운전 감각이 전혀 없는 좁은 시야의 일명 '김여사'의 차였다. (-220-)

『 언저리 프로젝트 Vol.01 - 본격 영상화 스토리 모음집』이 한차현, 김철웅, 심규홍, 박보송으로 구성된 독특한 이야기 스토리였다면, 『언저리 프로젝트 Vol.02 무경계』는 한기중,손정우,이아영,민병우,김형준에 의해 쓰여진 이야기다.이 책에는 다섯 작가의 다섯가지 이야기로서, 영화시나리오, 기획시놉시스를 소설화한 작품으로,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주안점을 두고 자유로운 형식의 문학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삶의 은밀하고도, 익숙한 스토리를 차용하면서, 나름대로 독특하고 참신하다는 느낌을 가졌.경계를 구분하고,그 구분된 속성 안에서,자신만의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있었다. 무경계 속에 문학적 경계를 나누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느낌으로 이야기와 작가와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대목이 잘 나타난다.

이 책에서,마지막 소설 『대리기사 김여사』가 눈에 들어왔다. 난폭하기도 하고, 초보이기도 한 운전을 못하는 김여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혐오와 차별의 키워드였고, 이 스토리 모음집의 핵심을 잘 나타내고 있다.특히 작가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우리 스스로 달라져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차별과 혐오를 비즈니스, 참신함으로 바꿔 나간다는 것, '대리기사 김여사' 명함뒤에 숨어있는 스토리는 색다름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배달의 민족 플랫폼이 뜬 것처럼, 대리기사 김여사 플랫폼을 운전플랫폼으로 별도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대리기사 운전자가 여성이거나, 대형버스 운전자가 여성인 경우, 여성친화적이면,안전하게 승객을 모실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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