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늪
안원근 지음 / 문이당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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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은 패색이 짙은데도 침략 전선을 점차 확대해 나가면서 조선인을 강제 노동과 장제 징집, 더욱이 젊은 여성들 수십 만명을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강제로 끌어가서 일본의 침략 전쟁 전선으로 동원시켜 일본군들의 성적 노예 생활을 하게 만들고 있었다. (-23-)

좌우익이 통일전선을 이루어 연합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항복 선언을 함으로써 민족해방세력의 진로는 안갯 속이었다. 그런 해방공간의 와중에 좌우익의 팽팽한 긴장이 맞서고 버티면서 살벌한 국내 정세는 어제의 술자리 친구가 오늘은 자신을 형무소로 보낼지도 모를 환경을 만들어 냈다. 잘 해 보자며 악수하면서 헤어진 동료가 내일은 자신을 벼랑 끝으로 밀어서 주검으로 뒤바뀐 상태로 꾸미기도 하였다. (-28-)

정교술은 일본이 머징않아 패망할 것임을 확신했다,그렇다면 일본이 도망가고 나면 해방이라고 하지만 나라가 정치적인 대립이 되었든 경제적인 문제가 되었든 혼란한 상태에 빠질 것은 뻔했다.

정교술은 눈앞에 바로 펼쳐져 보이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국가적 난국을 이용하여 자신의 재산을 증식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서 큰 돈을 벌기로 마음을 공글렸다. (-49-)

손창남의 작태는 그자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기에 그런 자가 부리는 질서기에 대해 작은 몸동작 하나라도 응대의 뜻을 보이면 그건 시아버지를 욕보이게 하는 것과 같다는 추상같은 결심이었다. (-62-)

사사키 대갈통은 욕대가리

사사키 몸뚱이는 똥덩어리

사사키 똥구멍은 째진 구멍

사사키 개자지는 왜년 밑씹

인력거를 타고 가는 진주군 이동면의 면장 사사키에세 깔깔대며 악을 쓰는 고함소리였다. (-89-)

정교술의 자전거에 매달려 넘어지고 고꾸라질 뻔한 몸을 겨우 지탱하며 뛰어가는 사내아이는 대견스러운 동향을 알고 있었던 일부 어른들은 혀를 차며 가던 길을 멈추고 안타까워했다. (-92-)

정교술은 사사키를 대할 때면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질 않았다. 의자에 앉으라는 사사키의 권유도 허리를 두 번 세 번 꺾으며 괜찮다는 의사를 완곡히 전달하였다. 정교술은 사사키가 건방지게 함부로 나댄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언행 일체를 삼가고 자제해 왔다. 정교술은 돌기둥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는 꼿꼿한 차렷 자세로 일본 국기를 바라보며 격정적으로 끓어오르는 욕망에 부채질하고 있었다. (-99-)

"차가야 , 추녀야 오널 딜고 온거이, 요 아그디냐."

정교술이 두 세마디로 던진 말은 무거운 정적으로 덮인 골방을 큰 파문으로 깨어나게 하고 있었다. 저음이었지만 그 속에는 이재를 계산하는 장사꾼의 재빠른 속셈도 작용하면서 골방을 압도하는 위압감을 주었다. 오늘 너희들이 운반해 온 상품은 제법 가치가 높아서 수고했다는 의미까지도 포함하고 있음은 물론읻었다. (-133-)

정임이는 정교술의 성적 포만감을 채우려는 행동을 피하려면 여러모로 생각해야만 하는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하였다. 정임이가 정교술의 의중을 탐지하기 위해서 놀라는 시늉으로 멈칫했다. 그러나 정임이의 속마음을 벌써 알아버린 노련한 정교술은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구석 쪽으로 몰아붙였다.

정교술은 소작을 떼겠다는 지주 최 씨의 핏대를 세운 우락부락 신경질 섞인 목소리를 잘 들으라는 듯한동안 큼큼거렸다. (-165-)

소설 『욕망의 늪』을 읽어본다며, 1940~1960년 사이 우리가 처한 역사적 현실 속에서, 친일에 협조하였고, 조선인을 괴롭혔던 또다른 망국 조선인을 엿볼 수 있었다. 조선 망국의 시대를 지나면서, 일제강점기, 죽음 속에서,암울했던 그 시절을 꼽씹어 본다면,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서,잩은 조선인을 팔아먹었고, 염치나 수치도 모르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기회를 항상 포착하였던 누군가는 일본 패망을 예상하였고,그것을 기회로 삼고 있었다. 소설 『욕망의 늪』에서, 정교술은 얄팍하고,교묘하면서, 힘있는 자에게 굽신 거리는 독특한 인물이었다. 살아남아서, 도덕의 시대 조선은 저물고, 자본의시대, 대한민국이 나타날 거라는 것만 예상한다면, 얼마든지 정교술과 같은 인물이 될 수 있었다. 자존심도 없고 배알도 없는 인간이지만, 오직 권력 밑에선 자신의 존재를 힘으로 ,돈으로 과시했다. 여성을 착취하였고,노에를 만들어서 부려 먹었으며, 오직 사사키 면장에게만 자신이 길잃은 똥개 마냥 굽신거리면서, 숨어 다녔다,이 소설에서, 권력의 교체기에서,그들이 살아왔던 것은 오직 하나 살아남기 위한 처세였다. 돈을 챙기기 위해서, 권력을 이용하였으며, 한 가정의 파멸은 자신과 무관한 것이다. 오직 하나 자신의 출세를 위해 살아왔고, 때에 다라서, 인간의 욕망의 밑바닥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으며, 여성에게 폭력과 성착취를 일삼았던 한 인물이 그려내는 우리의 아픔과 고통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오직 돈과 권력만 아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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