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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
하재영 지음 / 잠비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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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농장은 전체적으로 원형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입구에서부터 '뻥개장'이 둘러서 있었다. 뻥개장은 육면체의 여섯 면을 모두 쇠창살로 만든 철제 사육장이다. 천장에 얹은 판자가 어설프게나마 지붕 역할을 하지만, 뻥개장이라는 이름 그대로 사방이 뻥 뚫려 있어 개들이 추위와 더위에 고스런히 노출되는 형태다. 뻥개장은 약 50센티미터의 높이의 지지대 위에 올라가 있는 '뜬장'이기도 했다. 개가 배설하면 바닥면의 격자 구멍 사이로 똥오줌이 빠지는 구조다. 뜬장 아래는 오래된 것부터 방금 떨어진 것까지 배설물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고 파리 떼와 구더기가 득실거렸다. (-22-)
새끼를 못 가지는 모견, 교배를 못하는 종견,육체와 정신이 망가진 개는 아무 쓸모가 없어진 뒤에야 번식장을 벗어난다. 생애 한 번은 이들도 불결하고 악취나는 번식장을 벗어나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부느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다. 오래 살아온 케이지를 떠나 옮겨지는 곳은 또 다른 케이지다. 번식 업자의 손을 벗어난 그들은 도살업자의 손에 넘겨진다. 몰티즈, 치와와, 시추 같은 소형견은 개소주로 담겨진다. 슈나우저, 맬러뮤트,리트리버 같은 중대형견은 수육이나 보신탕이 된다. 번식장 주인에게 그들은 삶 뿐 아니라 죽음까지도 돈이어야 한다. (-77-)
경동시장에는 세 골목에 걸쳐서 여섯 개의 개고기 업소가 있어요. 살아 있는 개를 전시해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도살해서 도매나 소매로 넘기는 거야. 순찰할 때마다 생각했어요. 여기 있는 개들은 왜 이렇게 순할까?내가 케이지 안에 가서 쭈그리고 앉으면 처음에는 개들이 멀뚱멀뚱 쳐다봐."이리와" 하면 머뭇머뭇 다가오고, 손을 내밀면 핥아줘. 사람을 경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가끔 무서워하는 개도 있지만 대부분은 느낌으로 아는 것 같아.'이 아저씨는 우리를 해치지 않는다. 우리를 좋아한다.'처음에는 어색해 하거나 어리둥절하던 개들도 다시 가면 반기고 좋아했어요. (-200-)
사람이 정한 개의 계급 체계에서 미코는 가장 아래쪽에 위치할 것이다.산골마을에 버려진 유기견, 흔해빠진 얼룩무의 혼종견, 판매와 구매의 대상으로서 가치 없는 똥개,개농장에서 진돗개와도사견만큼 흔한 발바리, 동시에 미코는 왜 나에게 너였는지, 너에게 나였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소중하고 특별한 개다. (-304-)
대한민국에서 흔한 가축으로 돼지,소,닭, 염소가 있다. 이 네마리 가축은 식당에 단골 음식이며, 다양한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었다. 여기에 추가할 것이 개. 강아지다. 도사견도 있고,시츄, 진돗개,말라뮤트, 시베리안허스키 같은 개들이 존재한다. 초복,중복,말복이면,없어서 못 먹는다 할 정도고 개시장은 문전성시였고,대구 칠성시장이 대표적인 개시장이다.
책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은 집에서,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읽는다면, 매우 불편하고,불쾌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람들는 개를 생명이 아닌 물건,돈으로 생각한다. 개의 동물권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 사육장에서, 개를 식용으로 처리하는 곳으로 옮겨주는 것만으로, 250만원을 벌 수 있기 대문에,쏠쏠한 돈벌이가 될 수 있다. 그들에게 개사육장은 악취나고,더럽고,위생관념이 전무한 곳이 아닌 황금알을 낳은 특별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이 책에서 특히 화가 난 대목은 개사육장에서,개를 잡는 방식이다. 그들은 개를 돈, 상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상처 없이 깔끔하게 죽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개의 고통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전기봉으로 깔끔하게 처리한다.전기봉으로 개를 잡으면, 개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지만, 개의 몸 어디에도 상처가 남지 않으며,개사육장 주인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오로지 그 고통은 전기봉을 죽을 힘을 다해서물었던 개의 이빨 자국만이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읽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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