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사과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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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는 붉은 색 토마토를 땡감이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는 외국에서 온 빨간 가지, 이탈리아에서는 황금열매, 즉 사과라고 칭했다. 학술적으로 부르는 라틴어 학명은 <늑대의 복숭아>이다. 반면 중남부 유럽에서 만들어진 학술명은 <늑대의 사과>이다. 동물을 잡아먹는 늑대가 복숭아나 사과 같는 과일을 먹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늑대의 사과>라고 이름을 붙인 것에는 배경이 있다. (-2-)

결국 병호는 1등만 바라는 어머니 때문에 잔인한 아이로 자랐다. 병호는 초등학교 때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피를 먹었다. 친구들이 피를 먹는 이유를 묻자 '일등을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병호의 매 맞기와 피 먹기는 그 후로도 계속되었다. 중학교 때는 구우트를 죽여 그 피를 먹었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의 피를 먹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병호는 극성스런 어머니 덕분에 명문대에 수석으로 들어갔다. (-33-)

남조가 그를 데려갈 동굴이 바로 1,2,3 무인 포스트였다. 그가 보기에도 깊은 산속이라변 어느 정도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북조선에도 산속에 사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더구나 동굴 주변에는 산나물, 과일, 약초,버섯이 지천이었다. 그 정도면 타인과 싸우고 경쟁하고 배신하지 않으며 살아도 되었다. 그가 외출준비를 하고 있을 때 알람이 울렸다. 밴드에 포춘텔러와 장미를 올린 건 미치였다. (-98-)

"네레 지금 무시기 짓을 하는 거이가?"

아무리 소리쳐도 비비는 물러나지 않았다.오히려 어미젖을 빠는 것처럼 더욱 달라붙었다. 그는 비비를 번쩍 들어 침대 밖으로 던졌다. 바닥에 굴러 떨어진 비비가 노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것은 비비를 만난 이후 처음 보는 낯선 표정이었다. 비비도 그의 난폭한 태도에서 적대감을 느낀 것 같았다. 엉거주춤 일어난 비비가 창가로 가 쪼그리고 앉았다. 그는 손을 들어 목 부위를 더듬어 보았다. 손 끝에 끈적끈적한 피가 묻어났다. 그는 눈치를 살피는 비비에게 소리쳤다.

"당장 밖으로 나가디 못하간?"

잠시 후 비비가 풀 죽은 모습으로 나갔다. 그는 방문을 쾅 닫고 목에 붕대를 감았다. (-161-)

그는 18구역을 돌아다니며 타깃을 찾았다. 하지만 번번이 대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그는 남조처럼 불특정인을 공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적어도 그와 직접 관련이 있거나, 개인적 불만 대상이어야 했다. 그는 불필요한 기준이라는 걸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본래 그는 남조를 따라 모방범죄를 하는 카피캣이었다. 오리지널인 남조와는 범행동기나 범죄의식조차 달라야 했다. (-247-)

최인 작가의 『문명, 그 화려한 역설』,『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도피와 회귀』,『돌고래의 신화|』를 읽었으며,이제 『늑대의 사과』 를 읽게 되었다.이 소설에서 ,책 제목 늑대의 사과는 유럽사회의 문화 속에 숨어 있는 샤머니즘, 마녀사냥이 있었다. 육식 동물 늑대는 사과를 먹지 않는다.그럼도 늑대와 사과를 매칭하는 것은 모순을 말하기 위함이다. 늑대의 사과라는 단어 너머의 흡혈, 유혹,쾌락, 피를 빨아먹는 행위를 주제로 하고 있었으며,인간의 본성의 잔인함, 잔혹함은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 보고자 한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묘하게 자극적인 행위과 잔인한 성관계를 반복하고 잇었다. 그것은 자기 만족을 넘어서서, 남의 것을 탐함으로서,나의 우월러함을 드러내는 일종의 의식이기도 하다.그 과정에서, 한사람씩 한 사람씩 죽어 나간다. 하지만 그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 채 넘어가고 있었다. 소설에서, 북한에서 수재였던 인물 표기가 등장하고 있으며, 키즈와 알즈가 만나서, '피맛보기밴드'를 가입하는 조건으로 서로의 몸을 깊숙하게 느끼면서, 몸과 몸을 연결하는,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그들에게 성관계는 인간이 가지는 종족 번식의 개념이 아니었다. 그들은 피에서 얻을 수 있는 독특한 피내음새를 느끼고 싶어한다. 남녀의 몸과 몸이 부딪치면서, 형성되는 인간의 몸속 야만적인 피맛을 본다는 것, 때로는 서로의 상처를 의도적으로 낼 때도 있다,무론 친구의 피를 보면, 그것을 내 입으로 적극 빨아들인다. 그것은 인간의 욕구 너머에 숨겨진 악의 본성은 어떻게 잉태하고 있는지 작가는 말하고 싶어했다. 결국 서로가 원하였던 것을 얻고 난 이후, 소설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끝맺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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