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말해줘 내가 누구인지
김경숙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두운 방에 앉아 자신의 인새을 냉철하게 반성하는 깡마른 남자가 있습니다. 명성이 자자하고 화려했던 자신의 과거가 떠오를 때는 최근 바싹 늙어버린 얼굴에 괴로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깊은 생각 중 간간이 깨달음에서 오는 평온함이 얼굴에 살짝 번질 때도 있습니다. 아무도 만나러 오지 않는 고독한 공간에서 그는 자신을 상대로 깊은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그 대화를 종이에 꼼꼼하게 적어 내려갑니다. (-16-)

학생들을 앞에 앉혀 놓고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강의를 하는 교수가 있습니다. 그는 강의 중 몇 번 이나 교실 바닥을 보며 고개를 내젖고는 손가락을 들 어 올려 천장을 가리킵니다. 때로는 그 손가락이 창밖 환한 햇살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 세상은 그림자에 볼과하며 진짜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그 세계를 모범 삼아 이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설파합니다. 학생들의 눈이 이상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반짝반짝 빛납니다. (-38-)

오랜간만에 방문한 친구와 함께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석양을 음미하는 사람이 보입니다. 이들 앞 탁자 위에는 거친 빵과 치즈 몇 조각만이 덜거덩하게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중간중간에 이 음식을 어찌나 맛있게 그리고 또 운치 있게 먹던지,이 방에서 나가면 저런 빵과 치즈를 구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방에서 풍기는 온화함과 평온함에 쾌락주의의 원조라는 문패가 혹시 잘못 달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낙갑니다. (-94-)(

철학은 나로 시작해서,나로 끝나는 학문이다. 상당히 심모하면서도 오직 이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고, 그 안에서 삶을 돌보고 있었다. 철학은 그래서, 오직 철학자 한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일 때도 있다. 마르크스의 자본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그리고 니체의 초인이 어떤 의미를 추구하는지 알고자 철학자들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플라톤이 생각하였던 철학은 무엇이며,철학이 우리 세계관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상상하게 된다. 이탈리아 철학자 보이티우스가 쓴 철학의 위안을 보면,14세기 유럽 사회에서, 하나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악의 실체를 이해하고 ,그 악이 내 삶의 어떠한 철학적 위로로 연결되는지 모색하고 싶어졌다. 에파쿠로스의 철학은 쾌락주의를 따른다. 인간의 행복 너머에 쾌락이 없다면, 행복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며,인간이 쾌락을 추구하고,욕망하는지 알고자 한다. 그것이 어떠한 가치와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는지 읽어볼 수 있었다. 결국 철학은 인간의 생각을 바꾸고,인간의 관념을 쫒아간다.인간은 죽음으로 귀결되기 때문에,철학적 사유를 소비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철학적으로 이해하고,나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인간 스스로 변화의 씨앗을 형성하고자 한다. 철학이 인간에게 이로우면서도, 고통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러하다. 더 나아가 위험한 책으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금서로 지정된 철학책도 다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