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허남설 지음 / 글항아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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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 마을,이름에서 황량한 느낌이 듭니다. 부처가 앉은 모습을 닮았다는 불암산터럼 어떤 이름에는 반드시 연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백사마을 입구 주소인'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에서 번지수를 딴 이름이라는 말도 있고,'허허벌판에 세운 마을'이라는 뜻에서 '백사(흰 모래밭)' 를 붙였다는 말도 있습니다.(최성희 , 2014) (-14-)

서울시는 2018년 1월 백사마을 주거지보전사업을 추진하려고 일부러 이 조항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다른 곳에도 이 조례를 적용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백사 마을이 유일합니다. (-29-)

그래서 재개발 후에도 골목이나 집터를 남기는 것,천편일률적인 형태에 배타적인 소유 구조를 지닌 아파트를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원주민이 계속 살아가느 마을' 또한 자연스럽게 백사마을 주거지보전 사업의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53-)

'사업성의 윤관',다시 말해 창신 숭인에 집을 가진 주민들이 내야 할 분담금이 너무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럴 때 보통 건설업계에서는 '사업성이 안 나온다' '사업서이 없다'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뉴타운은 '덩치를 키워야만 성공하는 재개발이니, 주민들이 질 부담이 줄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93-)

창신동 골목에서는 새벽부터 오토바이와 다마스(봉고차) 가 다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한 공장에서 작업을 마친 의류를 다른 공장으로 날라야 다음 공정을 진행할 수 있는데,이 운반 작업을 퀵서비스 기사들이 맡는 것입니다. 동대문 조합시장에서 원단과 단추, 실, 자크(지퍼) 등 부속품을 날라오는 엔진 소리가 창신동의 아침을 엽니다. (-142-)

우리 도시의 행정가들은 이렇게 문화유산을 위협하는 정책을 설계할 때,이를 뒷받침하는 막강한 근거로 종종 해외 도시를 도원합니다.세계적 도시의 선진 사례를 들어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뒤따라야 하는지 선전하는 겁니다. (-196-)

작가 허남설은 1985년생이며, 한양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였으며, 2013년 경향신문사에 입사한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건축을 전공으로 하여,기사를 쓰고,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었다.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로 선정된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을 읽어 본다.

이 에세이에서,노원구에 있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을 걷고 있다. 그곳은 낡고 무너질 것 같은 건축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골목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가 있었다. 1960년대 후반 불도저같은 서울시장이 추진하였던, 용산, 청계천, 안암동 철거민들이 대거 백사마을로 강제이주되었다. 이 공간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은 정부 주도의 이주정책에 의한 것이다.그들에게 정착이란 큰 의미를 얻을 수 없었다.하루하루 살아가면서, 경제성장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2018년 그린벨트 해제 후, 재개발, 도시재새으로 인해 다시 쫒겨나야 하는 처지에 놓여지게 된다.

그들을 강제로 내쫒는 건 아니다.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고 재건축,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서면,그곳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밀려난다. 개전축 , 재개발이 원주민을 위한 정책이라 하지만, 사업화,수익성으로 인해, 그들 중 20퍼센트만 남고,나머지 80 퍼센트는 반지하, 옥탑방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이야기를 보면,건축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우리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주거지보전사업' 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때다. 모두가 살아가기 위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실제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자들의 배를 불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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