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가 없어졌어요."

"전화 거신 분 아이가 맞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주소와 이름을 말씀해주세요."

이름을 밝히고 주소를 말하자 즉시 파출소 순경을 보내겠다고 했다. (-33-)

그런데 인터넷으로 하토하 지구를 검색했더니 30 여 년 전에 조성된 '아름다운 언덕 뉴타운'이라는 지역에만 붙여진 명칭이었다. 번지까지는 모르더라도 몇 집 다니면서 물어보면 옛날 일을 기억하는 사람을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동네였다. (-106-)

다소 의외였던 건 집집마다 CCTV 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였다. 그때 노부카와 지구장 대리는 한 예화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이곳과 달리 치안이 좋지 않은 마을이었나 봅니다만, 밤늦게 귀가하던 여성이 자기가 살던 빌라 입구까지 와서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물론 그 여성은 도와달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같은 빌라에 살던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다느 걸 알아채고도 도와주지도 않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여성은 살해되고 말았고요. 주변에 CCTV 가 있었거든요. 이웃들은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믿었던 겁니다." (-179-)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남편은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가르쳐 주더라고, 다카유키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스스로도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남편은 여전히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였다. (-353-)

그렇게 선택된 이가 구엔 탄 민이었다. 이 시점에서 구엔이 일했던 물수건 제조 공장 사장이 힘을 보탰다. 구엔이 월급을 제때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장에게 항의하고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과 합세해 불경한 행동을 한 적도 있었기에 사장이 구엔을 '팔아넘긴' 것이다. (-423-)

소설 『누군가 이 마을에서』은 하토하 지구를 주 무대로 하고 있었다. 소설에서, 어떤 일가족 실종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그 실종 사건 배후에 어떤 문제가 일어나게 되고, 문제의 배후를 찾기 위해서, 끝까지 추적해 나가는 이가 있었다.

소설을 잃다 보면 답답해진다. 내 앞에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나면, 경찰에 신고하는 게 지극히 정상이다. 그런데 ,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문제라고 누군가가 말하고, 앞으로 하지 말것을 종용한다면, 위축되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토하 마을에서 어떤 실종 사건이 발생한 이유도, 그 마을 안에 숨겨진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경찰보다 자체 내에 있는 방범대를 우선하고, 자체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 CCTV를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죽음,실종으로 인해 이 마을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문제를 외지인이 발견할 수 있었다.

CCTV 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범죄 예방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그것이 도리어 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 CCTV가 없었던 시절에 서로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 문제를 해결해왔던 것에 대한 맹신이,CCTV가 있는 것 보다 더 낫다고 생가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 소설 속에서 여러가지 사회적 모순이 나타나고 있으며, 과일 충성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서는 안될 배척까지 이어지고 있었으며, 죽음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해결하지 않는 이상,이러한 끔찍한 일은 반복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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