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이 - 기다리는 일의 끝에 누군가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박영란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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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쯤이었다. 그날도 혀이 아이언맨을 찾으러 가고 없었다. 그런 날은 정말 밤늦게까지 광장이나 역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밤이 깊어 대합실에 사람이 뜸한 시간이었다.귀차니 아줌마가 쓰레기통 안에서 뭐를 찾고 있는 게 보였다. 아줌마는 멀리서 봐도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나는 아줌마를 향해 뛰어갔다. 아줌마는 내가 옆에 와 있는 줄 아는지 모르는지 쓰레기통을 뒤지는 데만 열심이었다. (-43-)

그런 다음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 먹을 것이다. 귀차니 아줌마와 아기도 떡볶이를 좋아한다. 셋이 같이 먹으려면 돈을 더 꺼내 가야 할 것 같았다. 서랍을 열었다. 한 장만 더 꺼낼 생각이었다. 서랍을 열었다. 한 장만 더 꺼낼 생각이었다. 형이 오면 뭐라 할까.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버드 사료 사는데 쓰는 돈이니까 형도 잔소리를 퍼붓지는 못할 것이다. (-93-)

그날부터 나는 거의 날마다 광장에 나갔다. 광장 구석구석을 익히고 다녔다. 광장을 뒤지고 다니다 보니 점차 광장을 알게 되었다. 광장 뿐 아니라 광장 주변에 고정적으로 마무르는 사람들과 광장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별하게 되었다. (-155-)

엄마 이야기는 이번 한 번만 하고 두번 다시 꺼내지 않을 것이다.

내가 다섯 살 때였다. 어느 날 엄마가 엄청난 사건을 일으켰다. 치킨 가게 안에서였다. 엄마와 아버지는 주방에 있었고, 나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유치원에서 막 돌아온 참이었다. 분위기가 안 좋다는 것은 다섯 살짜리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조용히 물이나 마시며 형이 오기르 기다렸다. 형이 오면 같이 집으로 갈 것이다. (-211-)

2014년에 출간된 소설 『서울역』은 2023년 『서웊 아이』로 재탄생되었다. 이 소설에서, 두 아이, 형과 동생은 광장에 천착하고 있었다.그 광장은 서울역 광장이며,그곳에서,아이언맨을 찾고 있었다 광장에 머물러 있느 사람,광자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달랐다.

귀차니 아줌마, 편의점 누나, 그리고 배달업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는 형,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가난한 소시민이었고,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은 희망이 아닌, 불안이 잠재되어 있었다.그 불안이라는 실체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고, 그것이 그들 스스로 삶을 옥죄게 만드는 이유다.

소설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다. 두 형제의 부모는 평범한 삶이었다.하지만 회사원이었던 아버지가, 회사를 치우고, 치킨점을 운영하면서 시작된다. 아무리 닭을 많이 튀겨도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남들처럼 열심히 하면, 빚이라도 갚을 줄 알았다. 삶이 팍팍한데,그 팍팍한 삶에 기름을 부어버린 일이 있었다.그건 아빠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었고, 그로 인해 한 가정이 해체되고 만다. 소설 속 주인공의 나이는 다섯 살에 불과했지만,그 순간이 절대 잊혀지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공이 ,어렸기에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그렇지 않았다. 너무나 강렬하고 잊을 수 없는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에, 주인공이자 동생이 매일 매일 광장에서, 누군가를 찾게 되는 이유다. 형 또한 배달을 하면서,동생을 책임지고 있지만, 형 또한 어렸기에 매순간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며,그것이 스스로 어려운 인생을 견뎌야 하는 또다른 이유였다. 형이 번번히 사고에 연루되고,동생은 그런 형에게 의존하면서 살아가지만, 항상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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