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치얼업 내일은 스탠드업
제시카 김 지음, 고정아 옮김 / 길벗스쿨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손을 흔들어 연기를 흩뜨리지만 소용없다. 바비큐 연기는 그렇게 간단히 흩어지지 않는다. 인근에서 아직까지 숯불을 쓰는 식당은 울 가게 뿐이다. 다른 식당은 모두 가스나 전기로 바꿨지만 아빠는 변화를 거부한다. 아빠는 숯불만이 가장 '전통적인'맛을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 옷은 아무리 빨아도 고기 냄새가 나고,그 덕분에 내 별명도 '유미트'가 됐다. 내 이름 '유미'에 고기라는 뜻의 '미트'를 붙인 것이다. (-19-)

케이로 사는 것은 유미로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내 뒤로 몇 명이 더 즉흥 공연을 한 뒤 우리는 정식 훈련을 시작한다. 재스민은 우리가 코미디의 소재를 얻도록 여러 가지 황당한 활동을 시킨다. 오후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가고 금세 수업이 끝난다.하지만 로비로 나오자 현실이 나를 강타한다. 곧 엄마가 나를 데리러 도서관 앞으로 올 것이다. 부모님이 이 일을 알기 전에 얼른 주차자으로 가야 한다. (-63-)

학원이 끝나고 지니가 '버블러브'에 같이 가자고 하자 나는 거절하지 못한다. 말랑말랑한 알갱이가 든 차갑고 달콤한 버블티는 우리 집에서 벌어진 난리 법석을 잠시라도 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27-)

애초에 내가 무슨 근거로 두 분이 허락할 거라고 생각했을까?부모님의 관심은 오직 내가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두 분은 내 공부시간을 빼앗아가는 일은 무엇이든 가로막는다. 특히 '모험적인 '것은 더 그렇다. 코미디가 무엇인가?코미디는 온통 모험이다. (-212-)

내가 다시 입을 연다.

"그러니까 코미디는 제 전부예요.제가 무대에 서면 사람들이 제 말에 귀를 긴울여요.사람들이 제 말에 웃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어요. 제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고, 그게 너무 좋아요. 그래서 제가 그런 일까지 저지른 거예요."

아빠가 조용히 웃자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리둥절해진다. (-276-)

청소년 소설 『오늘은 치얼업, 내일은 스탠드업』은 이민자 2세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주인공은 부모님이 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식당집 딸 유미다. 이 소설을 읽어 보면, 유미가 이민자 2세로서,어떠한 삶의 족쇄를 차고 있는지 엿볼 수 있으며,그 안에 숨어 있는 여러가지 삶의 경험들을 반추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고기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유미트라 부리는 아이, 부모님의 식당운영방식을 바꾸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가정 환경은,유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얼마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즉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부모가 선택한 삶에 따라가야 했고,스탠딩 코미디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유미가 위스턴에 입학한 이유도,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다.그건 부모가 바라는 것이며,이민자 1세대가 경험한 인종차별과 고생을 내 딸은 절대 겪어서는 안된다는 부모의 역할이다. 유미는 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부만 하라고 하는 현실, 내 꿈을 포기햐야 한다는 것에 대해 혼란스럽다. 부모님은 유미에게 잘 되라고 하는 것이지만, 유미는 그런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린 나이다. 이 책은 어릴 적, 아이들에게 강요해온 것 중 하나, 너는 물도 묻히지 말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보편적인 부모님의 사고 방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뛰어나지만, 좋은 대학,좋은 인맥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현실을 볼 때, 부모가 유미에게 마냥 자신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강요할 순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