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복서
추종남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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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아르바이트하던 카페에서 잘린 권숙은 호동 유치원 보조교사 구인 광고를 발견했다. '차분한 성격' 과 ;'일을 배워갈 초보자 우대'라는 조건에 끌려 이력서를 냈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말에 권숙은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고 싶어 치마를 입고 구두까지 꺼내 신었다. 원장실 근처에서 서성거리던 중 "무슨 일로 오셨나요?'라며 묻는 목소리에 뒤돌아본 순간 숨이 멎었다. (-23-)

오빠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이상 다가갈 용기는 아직 없었다. 부끄러워하는 권숙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재민이 손가락으로 권숙을 가리켰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렇게 뜬 권숙의 곁으로 재민이 다가왔다. (-128-)

권숙이 망설이는 사이 태영이 팔을 잡아당겼다.

내가 옆에 있잖아. 에이전트는 이럴 때 써먹는 거야."

평일 오후였지만 홍대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권숙은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는 태영의 등 뒤에 찰싹 붙었다. 고개를 숙인 채 태영의 발걸음을 그대로 따라 한 발씩 조심히 움직였다. (-231-)

"타이틀전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여기서 지내라."

권숙은 드디어 철용이 본색을 드러냈다고 생각했다.이 집에 남는 순간부터 철용은 복싱을 강요할 것이고 훈련으로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할 시간이 반복될 것이 분명했다.

"왜요, 또 복싱시키고 싶어서요?이제부터 다시 매일 아침저녁으로 죽도록 훈련하자고요?"

"복싱 따위 안해도 되니가!"소리를 지른 철용이 차분하게 애원했다. (-302-)

추종남 작가가 쓴 『순정복서』는 주인공 이권숙이 등장하고 있으며, KBS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2023년 8월 21일 첫방송으로 그룹 아이오아이의 멤버 김소혜가 출연할 계획이며, 천재 목서 이권숙의 삶을 그려낼 예정이다.

소설로서, 시나리오로서 그려낼 주인공 이권숙의 삶은 특별한 삶과 평범한 삶을 오가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세게적인 복서를 K.O,시킨 천재 소녀 복서로서의 삶, 다른 한쪽에는 유치원 보조교사로서 단순하고, 평범한 이유리의 삶이다.이 두가지 삶에서, 주인공 이권숙의 선택은 없다시피하고 있다. 오로지 주변 사람들이 선택하고, 결정한 뒤,그 결정에 대해서, 이권숙은 가(O),부(X) 만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순정 소설로 생각할 수 있다. 주인공이 좋은 남자르 마나서, 결혼후 행복한 삶,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이권숙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떤 순간, 세상의 이목을 받고 살아가다가, 평범하게,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한다. 반짝 빛나는 태양과 같은 삶이 아닌 하루하루 살아가고, 견딜 수 있는 그런 달처럼 살아가는 삶이다. 하지만 천재 복서, 순정 복서 이권숙에게는 그런 삶이 주어지지 않는다. 주변에 철용이 있고, 에이전시 태용이 있었다. 그 두사람의 강요된 요구조건에서 권숙은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 선택하고,결정해야 햤고, 결국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책임저야 하는 삶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소설과 드라마를 볼 때, 주인공 이권숙의 삶이 아닌 우리 주변에 또다른 이권숙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과 지지,격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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