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김대현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세요?"

민희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경찰입니다. 수상한 사람이 집 주위를 배회한다는 제보 전화가 들어와서요. 확인차 방문했습니다."

진호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주인의 허락도 없이 대문 안으로 들어오신 게 오히려 더 수상한데요? 그리고 두 분이 경찰인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죠?"

민희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24-)

민기와 민희가 용준의 사체를 비닐에 싸서 캐리어에 넣은 뒤 차 트렁큰에 실었다. 그러고 나서 착용하고 있던 장갑과 머리카락 망사, 비닐 옷을 벗어서 차고 쓰레기통에 집어던졌다. 커다랗고 널따란 쓰레기통에는 피가 묻은 장갑과 비닐 옷이 한 뭉텅이 버려져 있었다. (-65-)

범인은 서울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노부부를 살해했다. 경찰은 세 번째 피해자가 나올 때까지도 동일범의 소해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시시티브이 보급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을 뿐더러 관할 지역이 다른 경우에는 대부분 정보가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125-)

해철이 마약반 김 겨위에게 들은 얘기를 떠올렸다

"후회하는 사람과 쾌락을 좇으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같은 사람으로 봐야 될까요.다른 사람으로 봐야될까요. 그러니까 형량 낮추려고 하는 후회말고요.진심 어린 후회요." (-235-)

"속보입니다. 동산리 정산리에 있는 정산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체 14구가 발견되었습니다. 서울 경찰청 수사부 형사과에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이로부터 소포를 받고 나서 동산시에 있는 정산을 용의자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해 수색 작업을 벌였습니다. 기동대 병력 170여 명, 동산시 지리를 잘 알고 있는 방범대원 및 주민들과 수색작업을 벌였고, 수색 작업을 벌인지 얼마 되지 않은 21시 20분 경 변사체 7구를 최초 발견하였으며 21시 40분 경 변사체 7구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수사팀은 신원 미사의 변사체가 누구인지 과학 수사를 의뢰했으며 쫓고 있는 용의자와 연관성을 수사 중에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323-)

김대현 작가가 쓴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묻지마 범죄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중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그 뒤에 경찰 정동인과 진호의 죽음이 있었으며, 그 범인으로 남매 민기와 민희가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95년이다.지금처럼 CCTV 가 보편적이지 않았고,서로에 대해 정확한 노선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보수가 정치를 해왔던 시기를 넘어서서, 군부독재의 정치가 사라지고, 민주화로 나아가는 과도기였다.IMF 가 발발했던 식디와 일치하고 있었으며,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시기다. 수상한 사람, 민기와 민희 남매를 수상하게 여겼던 형사 동인과 진호 , 둘은 갑자기 살해되고, 싸늘한 시신이 되고 만다. 그리고 이 소설은 20년이 지난 뒤 2015년으로 향하고 있었다.

형사 동인은 사망했고, 동인의 아들이 형사가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배후를 찾던 와중에 ,어떤 문제와 단서가 발견되고 있었다. 그건 그들에게 죽음 그리고 죽음 너머 과거 사라진 증거들과 알리바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그때 당시엔 찾아낼 수 없었던, 연쇄살인에 대한 진실들, 미제 사건으로 치부되었던 그 사건 들에 대한 실마리가, 20년이 지나 조금씩 벗겨지고 있었다. 이 소설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죄에 대해서, 우리가 법을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보고 있다. 죄에 대해서,깊이 뉘우치고,반성하면, 형량을 경감해주는 사회적 풍토가 범죄에 대해서, 가벼이 여기고, 실제로 범죄자들은 반성하는 척 하지만,자신의 죄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쾌락을 쫓는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