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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살
이태제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평점 :




닷새 뒤인 2095년 11월 27일 오전 8시 18분 경, 한반도의 금세기 마지막 금환일식이 벌어집니다. 한국을 비롯해 달의 본그림자가 통과할 예정인 동아시아 전역에서는 벌써 대규모 축제가 열리는 곳이 많습니다. (-9-)
레미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푸른 살을 하나하나 관찰했다. 한 여자는 긴 머리카락으로 최대한 푸른 살을 가려보려고 노력했지만 관자놀이부터 눈 주위가 온통 새파랬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남자도 푸른 살이 이미 턱과 목까지 내려와 있었다. 레미는 그들이 각각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길이 없었지만 푸른 살의 크기만으로 그들의 과거를 예상해볼 수는 있었다. 푸른 살이 작으면 폭력을 기피하는 착한 사람, 푸른 살이 크면 폭력을 많이 저지른 나쁜 사람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13-)
완전 자유연대는 10년전 '섬광 대학살'을 일으킨 학살자'아이버스터'를 신으로 추앙하는 테러 단체였다. 그들은 평소 인디고의 해방을 부르짖으며 각국의 교도소나 경찰서, 구치소에서 테러를 벌여왔다. (-27-)
한계치까지 자라난 푸른 살이 전신마비를 일으키고 나면 안구나 혀처럼 연한 조직부터 변형이 이루어진다. 섬광 대학살이 벌어졌을 때는 비정상적일 만큼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청나무로 변했기 때문에 마비가 오기 전에 안구가 가장 먼저 터지는 고통을 당한 자들이 많았다. 섬광대학살을 일으킨 자가 '아이버스터(The Eye Burster)'라고 불리게 된 건 그래서였다. (-55-)
인디고들은 건물 하나를 불사르고 ,이번엔 도로에서 무수한 희생자를 냈다. 다행인 점은 세 인디고 중 한 명이 죽었다는 것이고, 불행인 점은 그 외 나머지의 행방이 또다시 묘연해졌다는 것이었다. 드레스덴은 주먹으로 연이어 핸들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어김없이 푸른 살이 발작했다.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135-)
"정부는 제가 아이버스터를대면하길 바라고 있어요.제가 그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그말을 들은 드레스덴은 머릿속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것 같았다., 그건 너무 위험한 계확이었다.
"정 요원, 아이버스터는 당신을 보는 순간 미쳐버릴 겁니다. 죽은 줄 알았던 누나가 멀쩡히 살아 있었단 걸 알게 되는 거니까요.어쩌면 그는 모두를 죽이는 버튼을 예정보다 빨리 누를지도 보릅니다."
"그럴지도요.그렇지만 제가 아는 동생은 그럴리 없어요.그 애는 결코 충동적이지 않죠. 언제나 그랬듯 오랜 고민을 거친 뒤에야 계획을 돌입할 거예요."
한결에게선 확신이 묻어났다. 아이버스터에 한해서 그는 늘 그런 식이었다. 드레스덴은 지금껏 한결이 보였던 태도가 이제야 이해되었다. (-233-)
소설 『푸른 살』의 저자 이태제는 교직에 몸담 고 있으며, 소설 『푸른 살』 은 2022년 제 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2095년 미래를 이야기하고 잇으며, 주인공 드렌스덴과 완전 자유연대 에서 신적존재로 추앙하는 '아이버스터'가 등장하고 있다. 한사람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섬광대학살'을 일으킨 테러범 아이버스터를 처단하기 위한 존재다. 소설은 일찌기 계획된 어떤 테러를 주제로 하고 있다.그 테러는 완전 자유연대가 일으킨 섬광대학살이며, 인간의 유전자를 변형시켜서, 피부를 푸른 살로 변형하여, 청나무로 바꾸려는 테러 행위이다.
누군가 계획적인 범죄,테러를 자행하고자 할 때는 분명한 동기가 필요하다.그 동기에 의해서, 죽음을 발생하고, 청나무가 되는 과정속에서, 여러가지 정황이 일어나고 있었다. 소설에서 , 태양에너지 충전,그리고 로봇과 인공진능이 발달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인간이 만든 기술은 유용하게 쓰여질 수 있지만, 누군가가 그 기술이 손에 쥐어진다면, 악용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작가는 휴머노이드 세계에서, 오랜 시간동안 계획하여 발생하는 테러, 그리고 '금환일식'이라는 자연의 법칙으로, 푸른 살을 늦추는거나 멈추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과학이 발달한 미래에도, 여전히 종교적인 행위나 미신과 신화는 존재할 거라고 생각된다.테러와 휴머노이드, 그리고 완전 자유연대 , 금환일식 이 어우러진 독특한 형태의 한국형 SF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