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죽이거나 - 나의 세렝게티
허철웅 지음 / 가디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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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떠나자 나를 보살핀 것은 혀이었다. 우리 응윰부 종족에게 어린 시절의 두 살 터울이란 곧 갓난쟁이와 청년만큼의 차이였다. 두 살이 되어야 뿔이 자라기 시작했고 목덜미와 턱의 술기들도 빽빽하게 자리를 잡으며 짙어졌다. 다른 수컷들과 싸워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한두 해 더 기다려야 하지만 기회만 있다면 언제라도 짝을 맺을 수 있는 나이이기도 했다. 그렇게 보면 형은 내가 태어날 무렵에 독립했어야 할 나이였던 거다. (-39-)

아스카리는 벌렁 나자빠져 있는 형의 귀를 물었다. 그러고는 질긴 풀줄기를 씹듯이 형의 한쪽 귀를 잘근잘근 씹어댔다. 낭자한 핏물이 금세 형의 얼굴을 뒤덮었다. 핏물이 튀어 아스카리 발목의 하얀 털을 점점이 물들였다. 시간이 멈춘 바로 그 자리에 지옥이 펼쳐졌다. 마주 오는 쿠오나의 눈자위가 시뻘겋게 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끝내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빛이 간정하게 나를 달랬다, (-118-)

음쿠우는 그동안 지켜본 아스카리에 대해 덧붙였다.

"아스카리는 자신이 음제가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행군 중에 부상당하거나 뒤처진 이들은 그냥 버리고 갔습니다. 다른 부족의 용사들은 물론이고 외방의 형제들이나 경호대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견디다 못해 도망친 형제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아마 지금쯤은 아주 충성하는 경호대 몇이 남았을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아스카리가 만약 향기의 바위를 찾는다면 가장 잔혹한 음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걸 막아야 합니다." (-231-)

저는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왜 우리 위에 군립하는지,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그런데 음제를 앞세워 우리의 눈물과 목숨까지 거둔 놈들은 많은데 정작 음제를 본 이는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사냥꾼들의 먹이일뿐만 아니라 음제를 팔아먹는 작자들을 위해 죽어주는 일까지 감당했던 것입니다. 도대체 우리가 왜 그토록 쓸모없이 죽어가야 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295-)

소설 『죽거나 죽이거나』는 세렝게티 초원과 밀리만자로 산을 배경으로 하는 동물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응음부 종족이 나오고 있으며, 세렝게티 자연 속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누 무리들이 응윰부 이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사회는 인간사회와 너무 차이가 났다.야생새에서 2년이란 어른과 아기의 차이 만큰 극단적이다. 우리가 형제라고 말하는 2년의 차이를 야생에는 사냥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야생의 무리의 일원으로 제역할을 하고 있다. 외눈막이 암사자 자힐리 밑세서 태어난 다씸바가 있었다. 사자인 다씸바는 어려서부터 누 무리 중 하나였던 호다루 형제들과 인연을 맺게 되는데, 풀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 누 무리때에서, 호다루 가족이 살아가는 생존의 멉칙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음윰부 종족은 음제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지혜로운 자, 연장자로 부르는 음제를 두고 사투를 벌이는 호다루 가족과 용감한 전사 아스카리가 있었다. 하지만 아스카리는 음제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 않았다. 힘은 있지만, 지혜가 없었기 때문이다. 용감하지만, 음윰부 전체를 통솔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했다.

이 소설은 음제라느 하나의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 사회에는 존재하는 지도력이 음윰부에게도 잇을까, 그 질문에 대해서, 세렝게티 야생의 세계를 들여다 보고 있었으며, 형 호다루가 용감한 전사 아스카리에게 물어뜯기는 것을 본 동생 쿠오나는 새로운 인생의 면화르 맞이하고 말았다. 호다루는 죽음을 당할 때,자신의 신체 부위 중 가장 약한 곳을 노출하고 만다;.그것을 아스카리는 놓치지 않았다. 스스로 음제가 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소설의 결말 부분을 본다면 음제는 응윰부가 만들어낸 환상이며,그 환상을 쫒으며서,서로를 잡아먹고 할퀴고 있는 ,죽이지 않으면, 스스로 저어야 하는 잔혹한 야생세계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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