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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없음 - '새로운 건강'을 찾아나선 어느 청년의사의 인생실험
홍종원 지음 / 잠비 / 2023년 6월
평점 :









우리는 상품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무관심하다. 혹은 그런 사람을 봉사의 대상으로만 조명한다. 그런 조명늬 시간도 길지 않다. 봉사받을 수 있는 상황 끝나면, 사실상 그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쏟지 않는다. 게다가 봉사의 방식은 어떤가. 너무 일방적이지 않은가. 봉사하는 사람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만(돈이든 물품이든) 주어진다. 봉사받는 사람에게는 발언권이 없다. (-36-)
2014년 말, 서울 강북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사회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모임을 시작했다. 외로이 공간을 열어 마을축제를 열고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던 나로서는 다른 청년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는 그 기회가 몹시 반가웠다. 그래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77-)
물론 우리나라 역시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방문진료 및 방문간호 사업이 있고 노인장기요양제도에서 의사가 방문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는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방문진료에 대한 수가가 책정되지 않아서였다. 환자가 병원에 와서 진료받을 때와 방문진료로 진료받을 때 비용이 똑같았다. 교통비 등을 환자에게 실비로 청구할 수 있다고는 하나 그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다 2018년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도, 2019년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는 '중증장애인도 건강할 권리가 있다'는 추지로 ,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에게의사가 찾아가서 건강관리를 도울 수 있도록 한, 우리나라 최초의 제도화된 왕진이다. (-115-)
이들을 살뜰하게 돌보지 못하는 제도를 탓하고 욕하기 전에, ,그냥 넘어져 있는 아이에게 손 한 번 내미는 듯한 자연스러움으로 한번만 돌아봐주었으면 좋겠다. 이들을 진정으로 돌보는 요양보호사님과 활동지원샤님, 가끔씩 들러 안부를 묻는 나 같은 의료인, 정화조 값을 받으러 오는 이웃, 이따금 약국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말이다. (-174-)
70대 Y는 근육이 서서히 퇴화되는 희귀질환인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었다. 그는 벽을 붙잡고 겨우 일어서는 정도로만 거동이 가능한데도 꿋꿋하게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주로 책을 읽고 외국어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인지 식견이 뛰어나 방문할 때마다 대화가 끊이지 않았고 늘 즐거웠다. 의대생들이 방문진료를 경험하려고 왔을 때고 일부러 Y의 집을 찾았다. 희귀질환을 가지고 살아온 삶을 무겁지 않게 잘 전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특별히 부탁한 것이었다. 건강관리도 달하고 있어서 진료에 큰 어려움이 없기도 했다.
그러던 그에게 긴급하게 연락이 왔다. 일어나질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근육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지만 충분히 주위 사물을 이용해 걷고, 전동 휠체어를 타고 외출도 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일어날 수 없게 됐으니 오죽 당황했을까. (-250-)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갈 수록 ,인구 10만 이하의 소도시 가까운 곳에 의사가 있었으면 할 때가 있다. 병원이나 개원의가 운영하는 의사가 아닌, 방문진료,방문간호가 가능한 마을 공동체의 건강을 우선하는 의사가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에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홍종원 의사가 쓴 『처방전 없음』은 의사가 지역사회에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적극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보험공단에서,정해진 의료수가는 의사가 방문진료,방문간호를 하지 않아도,동일한 의료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물론 방문진료를 한다고 해서,교통비가 추가로 더해지는 건 아니다 . 의사 스스로 소극적인 방문진료, 건강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외료 제도가 존재한다. 즉 인간의 생명과 의료 혜택이 의사에겐 상품가치이면서,자본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며, 돈 한 푼 아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청년의사 홍종원은 건강에 대한 인식을 달리한다. 돈에 연연하지 않으며,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지역 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잇었으며,지역에서, 마을공동체를 조직하고, 그 안에서, 동네에 사람들과 친분을 형성하면서 서로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친분을 쌓아아고 있다. 잠재적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는 관문을 좁혀나가고 있었으며,적극적으로 의사를 찾을 수 있는 보편적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길어야 5분 진료 후 약을 타가는 비현실적인 의료현실을 고쳐나가는 '새로운 건강'을 찾아나선 어느 청년의사의 독특한 인생실험이기도 하다. 주민들과 어울려 살며 축제를 만드는 것, 저출산 고령화사회에서, 조건 없는 호의 속에 청년들과 같이 사는 걱, 아픈 이의 집에 찾아가 그 아픈 이의 환경까지 살피는 것,죽음까지 들여다 보는 것,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Care) 우선하고 있으며, 치료 (Cure)를 대신하고 있었다. 굳이 처방전 없더라도, 의사를 찾을 수 있고, 아파도 병을 참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까지 찾아가보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