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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ing From Afar 고대하다 연연하다 성찰하다 - 한국대표시인54인선집
이영희 그림, 이소정.이덕원 옮김 / 맥스미디어 / 2023년 6월
평점 :
혼자서
무리지어 피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나태주- (-18-)
너에게 쓴다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앞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 내 생 生 풍화되었다. (-천양희-) (-44-)
선운사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 - (-162-)
시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기억하고, 추억해 보았다. 익숙한 시, 낯선 시들을
'고대하고, 연연하고, 성찰하다' 세가지 주제에 걸맞게 담아내고 있었다. 첫번째 고대한다는 의미는 몹시 기다리게 되는 걸 의미했다. 삶의 그리움과 외로움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시 모음집이며, 내 삶을 돌아보고, 이제 세상에 없는 벗을 추억해 보았다.당당하게 살아가고, 자신감 넘치는 삶이 나를 돋보이게 한다.
꽃이 피어나고, 꽃이 지진다. 삶도 그러하다. 나태주의 시는 평이하지만, 아름다운 글모음 시였다. 한글로도 그 마음이 전해지고, 영어로도 그 감수성이 느껴졌다. 시를 번역하면,시가 풍기는 그 맛이 사라진다고 하였건만, 나태주의 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평이하고, 쉽게 일혀지면서, 시가 가진 본연의 깊리를 읽지 않았다. 자연의 사랑이 인간의 사랑으로 이어지길 고대한다. 자연 속에서 얻는 시는 은은하지만, 본연의 자연미는 사라지지 않는다.
성찰하게 만드는 시, 삶의 끝자락에 죽음이 있다. 죽음은 꽃이 진다라고 표현한다. 윤동주의 서시는 조선이 가지는 시의 민족성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으며, 나라 잃은 서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를 읽어 본았다. 아직 가보지 못한 그곳, 녹음이 우거진 고창 선운사에 가면, 그곳에서 느껴지는 산림 속에서의 치유와 힐링이 있었다. 자연속의 풍경 그 너머에 존재하는 사람에 대한 그 느낌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고, 그가 남긴 마지막 미소가,웃음이 시에 담겨지고 있었다. 우리네 삶을 시에 기록하고 있어서,얼마전 시낭송회에서 읽었던 , 시인 최영미의 '선운사에서' 에 대해 남다르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