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이재호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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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와 강민도 수현을 뒤따랐다. 비공개 구역임에도 굳이 말리지 않았다. 세사람은 그길로 중앙으로 향하는 통로에 들어섰다. 긴 원통형의 도관을 따라 나아가자 곧 탁 트인 원형 공간이 드러났다. 대략 우주선의 축을 차지하는 위치였다. 그 공간의 중심에서 360도 방행으로 마치 판옵티콘처럼 빙 둘러서 각 동물의 캐빈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수현은 그들의 온 정반대편으로 휠체어를 움직였다. 그녀가 한 캐빈 앞에서 멈추어 서더니 잠시 안쪽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리고 어둑어둑한 캐빈 내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여러 차례 수어를 시도했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 없었다. 수현은 머리에 싱크로 통신길을 착용하고는 전원을 올리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33-)

중력가속도 g값이 0.5m/s2 에 불과하여1.62m/s2 인 달에서보다 훨씬 몸이 가벼웠다. 단지 한 걸음을 옮겼을 뿐인데 거의 가을 거스르는 연어나 신나게 텀블브링 묘기를 하는 서커스 단원처럼 위로 튀어 올랐다. 신기하게도 짓눌렸던 무엇인가가 가슴속에서 튀어 올랐다. 신기하게도 짓눌렸던 무엇인가가 가슴 속에서 풀렸다. 강민은 어린 아이처럼 폴짝거이며 가볍게 걸었다. (-92-)

난 살고 싶다. 꼭 ! 살고 싶다.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생에 대한 의지가 기름처름 들끓어 올랐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인생인데,쉽사리 포기할 순 없다. 애초에 그는 거창한 것을 도모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하루하루가 뻔하게 반복되는 지루한 군의관 생활, 보수는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그런데로 만족하며 살 수 있었다. 더구나 자신에게 특출난 의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도 거의 다 커서 그냥 여새을 편히 즐기면 되는 것이었다. (-178-)

만물 위아래 머무는 브라흐만을 깨닫는 순간 마음을 얽어매던 매듭이 푸리고 모든 의심이 사라지며 모든 속박에서고 벗어나리라. 브라흐만 위에 하늘과 땅 그 사이의 모든 것과 마음과 육체가 다 자여져 있노라. 공허한 말들은 이제 훨훨 날려버리리. 영원을 가로막는 사막은 티끌처럼 사라졌을 분이니.감각 위에 의식이.,의식 위에 순질이. 순질 위에 찬란하고 위대한 아트만이 있고 그 위에 최상위의 미현현이 있노라. (-225-)

『껍데기』 는 미래 우주로 향하는 인간이 벌이는 미래 사회를 예견한다. 죽음 앞에서,공황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래엔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과 분노,감정변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하 수 있으며, 주인공 우주과학자 김수현이 등장한다.

소설 껍데기의 레이서 , 우주 연구원 김수현이 주인공이다.김수현은 지구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지구 밖에서도 레이서를 즐긴다.중력이 사라진 그곳에서,최대한 빠른 속도로 날아가다가,그만 자신의 몸이 파괴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수현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고, 하반신이 마비된 채 휠체어 신세로 건락한다.

이 소설에 바이오스피어 3가 등장한다.실제로 바이오스피어 2가 애리조나 사막에서 시행되었고,인간이 고립된 상태에서, 무중력을 경험하고,식물을 키우면서, 지구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바이오스피어 3는 바이오스피어2를 업그레이드한 형태,인간이 우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완벽한 바이오스피어 3에 오류가 나타났다.의도한 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소설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것, 처음 만들었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공 바이오스피어 3는 결국 환각상태, 사망으로 이어졌으며, 수현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했다.지구로 귀환할 것인가,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차가운 둑음의 우주 공간에서, 수현은 바이오스피어 3에 나타난 진실을 찾고,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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