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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기 - 아이들과의 삶, 그리고 그 속에서 번성하는 가엾고 애닳는 사랑에 대하여
김이재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5월
평점 :
하지만 결극에 나는 그냥 제멋대고 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내 학생이고 내 반이었으니까. 게다가 애초에 나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기도 했고 , 나는 꿋꿋하게 매달 자기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쓰는 학급 이벤트도 하고, 매월 첫날에 이달의 문장을 골라 보기 좋게 쓰고 게시판 중간에 붙여두었다. 또 봄이 왔을 때에는 꽃 가랜더를, 할로윈에는 호박 가랜더를 걸었다. 우리는 인사 대신 서로에게 손 하트를 보냈고, 우리 반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내가 대신 다른 동료 교사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내 사랑의 표현은 그런 거였다. 소소하고 진솔한..(-29-)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이고
상처받는 적 없다면 위선이다.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 겨우 기어 올라온 내게
어던 사람들은 또다시 목을 졸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기 살고 있는 건
언제나 그놈의 단비 같은 사랑 때문이었다. (-62-)
느리지만 멈추지 않았던 값으로 지금의 내가 걷고 뛰고 오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듯이 너희의 얼마 남지 않은 달리기도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매일 책상에 앉아 머릿속에 욱여 넣은 글자들과 닳아 없어진 잉크들이 너희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지금은 스스로 자신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 뒤를 돌아보면 분명 너희에게도 보일 거라 믿는다.그동안 얼마나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듬어 왔는지를 . (-85-)
나는 네 말이라면 질긴 목수처럼 믿기로 했어.
네가 아프다면 아픈 거고, 슬프다고 말하면 슬픈 거야.
사실 어떻다 말하지 않아도 됀찮아.
난 네 눈과 코의 색깔을 여전히 기억하니까.
그러니 밤새 네가 후두둑 떨어지면
내 마음이 천개쯤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거야.
달빛 어스름한 저녁 . 쉬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로등 아래를 한참이나 서성였던 건
내 일상이 온통 네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야.
이 마음을 사랑이라고 부른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
사랑해 .그러니까 이 말을 하기까지가 너무 오래 걸렸던 거야. (-137-)
선생님도 평범한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깊이 느끼고,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 그 안에서, 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 자부심을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수능이나 내신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만은 참 교육으로 다가가고 싶었을 것이다. 즉 우리는 이 책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는다. 5년 도안 음악교사로서, 자자가 느꼈던 삶의 철학과 자세, 태도였다.
20세기 한 때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된다고 하였건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할 대, 여러가지 사회적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게 된다. 학폭이 금지된 시대에 살고 있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교육적 가치 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신경씀으로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책 『지금 일기』은 전 고등학교 음악 교사인 김이재 선생님께서, 5년 도안 겪었던 이야기, 자기 위로 에세이집이다. 감성과 음악적 색체로 채워지고 있었던 저자의 마음 너머에는 제자에 대한 사랑과 자신을 위로하는 따스한 메시지도 존재했다. 누구에게나 겪을 수 있는 상처는 것은 결코 나에게 아픔이 될 수 있으며, 내 삶에 성장이자 성숙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책은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중하교, 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제대로 음악 수업을 들은 기억이거의 없어서다. 그 갈망과 열등감은 유투브에서 클래식 강연을 빠트리지 않고 보는 이유였다. 음악 선생님이면서, 체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도 게으리 하지 읺는다. 학생들이 저자에게 체육선생님아라고 불렀던 이유다. 베토벤, 모짜르트, 바흐 등등 음악이 내 삶에 따스함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저자의 음악적 감성 속에 내재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