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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그레이션 -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년 6월
평점 :
"맞아요. 북극제비갈매기는 이 세상 동물 중에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새에요. 북극에서 반대편 남극까지 갔다가 1년 안에 다시 돌아오죠. 그 작은 몸으로 엄청난 거리를 날아다니는 거예요. 30년 정도 산다고 봤을 때 평생 동안 이동하는 거리를 계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세 번 왕복하는 거리와 같다고 볼 수 있죠." (-46-)
여섯 살 때 나는 엄마와 뒷마당에 앉아 까마귀들이 거대한 버드나무 위에 앉아 있는 광경을 보곤 했다. 겨울이면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오랜 나뭇잎들이 땅에 쌓인 눈처럼, 혹은 나이 든 남자의 듬성듬성한 구레나룻처럼 하얗게 변했고, 그 사이에 숨어 있믐 까마귀종은 석탄처럼 또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겨우 여섯살의 아이였지만, 내게 까마귀들은 뭔가 심오한 존재였다. 뭔가 외로운 존대, 혹은 그 반대의 존재였다. 까마귀들은 시간이자 세상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날아갈 수 있는 만큼의 거리였으며 내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장소이기도 했다. (-106-)
리아와 가미, 해일리가 마침내 나를 발견했다. 그들은 해변가로 나를 끌어 올려 담요로 온몸을 감싸 주었다. 어디선가 계속 그냥 죽게 내버려 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거미가 내 이마에 키스해 주었고. 해일리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들이 나를 너무 꽉 꺼안아 줘서 서로의 몸이 함께 떨렸고, 그 순간 나는 그 의심의 주인공이 나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정해요." 해일리가 내 귀에 속삭였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211-)
차가운 빗방울이 내 얼굴을 묵직하게 때렸다. 우의도 없이 그대로 비를 마음껏 맞았다. 더블린은 잿빛 한믈 아래 음울한 기운을 풍기는 곳이지만, 그래도 뭔가 쓸쓸하면서도 신비롭고 빠져들 것 같은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고 있었다. 나는 부두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263-)
나일이 예전에 내게 써 준 편지가 생가났다.
나는 당신 삶에 있어 두 번재 사랑이에요 .하지만 어떤 멍청이가 바다를 질투하려 할까요? (-327-)
그녀를 만져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상화이 아니라면 접촉은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이것은 본부의 지침이 아닌 나일의 지침이었다. 이제 인간이 동물을 만지는 것은 파괴적이고 잔인한 행동이라고 그가 말했다. 이 조그만 새의 친구는 독특한 소리로 빽빽거리며 더 크게 울어댔는데, 그 수컷북극제비갈매기는 더 오래전부터 씨앗을 먹어 온 터였다. 그러나 이 작은 암컷 북극제비 갈매기는 자유를 고집스럽게 꿈꾸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버텼다. (-371-)
인간이 문명화 되면서, 자연과 도시가 분리되었다. 그로 인해 자연 속의 새들과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삶에 이로운 동물이라고 인식하지 전에 ,인간에게 해로운 동물로 각인되고 만다. 도시 속의 새들의 삶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느 새들의 삶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고속도로 위에 야생동물이 있으며, 차량과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삶의 일부분이며, 결코 떨어질 수 없다. 소설 『마이그레이션』 은 자연,환경 소설이다. 주인공 닐스는 조류학자로서,북극제비갈매기를 연구하고 있다. 처음엔 자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 에세이의 형식으로 채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북극제비갈매기에 대한 생태를 꼼꼼하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우리가 놓칠 수 없는 것으로서, 주인공이 북극제비 갈매기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아서 날려 보내는 그 장면이다. 평생동안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 세차리를 갈 정도의 긴거리를 움직이는 북극제비 갈매기는 평균 30년 가까이 살고 있다. 남극에서, 북극으로, 북극에서 남극으로 지나가는 그 긴 여정 속에서, 생존과 죽음, 먹이사슬에 다라서 움직이는 제비갈매기 , 우리가 놓칠 수 없는 것으로 북극제비갈매기의 서식지와 생활반경, 그리고 함께 자연과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여러가지 흔적들까지 , 기후 변화로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멸종하고 있지만, 인간은 그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북극제비갈매기가 살아오면서, 그 안에서 배울 점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살아가는 방벙을 하나 둘 터득해 나가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