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정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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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까진 아니고 은수저 정도 되는, 사람들이 서로 아웅다웅하는 것이 그저 짜증나는 공감불능자. sns 에는 나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데, 진짜 관계라는 게 왜 필요한 거지? 거추장스럽고 귀찮아! 그런데 단톡방 초대에는 왜 응했냐고? 재밋어 보여서! 그게 다야. 진지한 건 절대 사벌이라고. (-10-)

이 세계와 엄격히 동떨어지기 위한 나만의 하루 의식,유튜버의 나긋한 목소리를 들으며 나의 세계로 침잠해본다. 언젠가부터 명상을 하지 않으면 잠이 들지 못한다. on=off를 분명히 하는 것,그것이 내가 이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제 카메라를 켜본다. (-33-)

"오늘은 헤드캠을 달아봣습니다.제가 출퇴근을 킥보드로 하거든요. 주변의 풍경이 마음에 드십니까? 아,그보다 다들 잠은 잘 주무시고 계신가요? 저는 사실 어제 한숨도 못 잤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도저히 끊어낼 방도가 없더라고요. 원래 머리만 대면 자는 게 저라는 사람인데, 나이 오십에 별일을 다 겪어보네요.아!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저 오늘 대범하게,시원하게 놀겠습니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놀라셨죠? 테니스 치러 가려고요. 머릿속이 복잡할 땐 몸을 움직여야 좀 낫더라고요.이런 기분으로 일하는 건 모두에게 민폐니까요. 다들 좋은 하루 되십쇼."(-88-)

"저, 결심했어요.이제부터 막살 거예요. 어제 밤하늘 위에 수놓아진 무수한 별들을 보는데 ,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랃고요. 우리가 지금 보는 별빛들이 사실은 더 과거로부터 온 거잖아요.과거라는 것도 지나고 보면 저렇게 빛으로 남는 건데. 이왕이면 이것저것 마음 끌리는 대로 살아서 예쁘게 빛나는 별로 남겨야겠다." (-169-)

"그동안 혼자 얼마나 맘고생을 했니. 이제 자유롭게 살아. 여행도 좀 가고, 네 마음대로 . 엄마 아바는 늘 네 편이야."

은수는 거울 속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208-)

C는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사람처럼 컵에 남아 있던 물을 한번에 다 마시고는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으로도 사람이 매장될 수 있어요. 그게 정말 무서운 거예요.내 편인 줄 알았던 사람마저 등을 돌리는데...그러니까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C가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격정적인 슬픔이 밀려드는 듯 싶더니 모든 것이 차분히 바닥에 내려앉았다. (-275-)

"아주 큰 거짓말에 속았어요.대학생이 유부남일 거라고 누가 상상이라 했겠어요? 저는 졸업반이었고 그 놈은 복학생이었죠. 학식을 먹고 있는데 누가 자꾸 쳐다보더라고요.그렇게 처음 만났어요. 너무 잘 맞았어요. 힘든 제 과거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연애를 했고, 졸업을 했고, 취직해서 회사도 잘 다녔어요. 아무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었죠. 아무도 제 말은 들어주지 않았어요. 남자에게 속았다는 사실보다 모두가 나를 보며 수군대는 게 정말 견딜수가 없었어요." (-292-)

33세 女 출판사 편집자 양은수, 32세 男 대기업 과장 지선호, 26세 女 액세서리 디자이너 고숙자, 42세 男 시나리오 자가 지방생 이서준, 26세 女 SNS 인플루언서 김여진, 50세 男 차민재, 그리고 팀장이면서, 50세 女 출판사 편집장 주은하까지 일곱 명며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한국소설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은 21세기형 한국인의 전형적인 모습과 사회를 보여주고 있었다. 일곱 명의 주인공 중에서, 여섯 명이 다큐를 찍게 되는데.그건 우연한 일이었다. 서로에 대해 알고 싶었고, 익명속에 가려진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 현대인들의 외로움과 고독에 대해서, 다큐로 역어내고자 한다. 이 소설은 MZ 세대가 한국 경제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그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기존의 소설이 현존하는 한국 사회를 정확하게 드러내는데 실패해 왔다면,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섯 명의 가치관이나 삶의 비전은 뚜렷하다.그들은 삶의 위로를 얻고 싶었고, 군중 속의 고독감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면서, 나름대로 삶의 원칙을 새워 나간다.거절에 익숙하고,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며, 진지한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나름 외로움과 고독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현실의 삶에 타협을 신청하고 살아오고 있으며, 포기하지 않는 삶, 넘치지 않는 삶을 꿈꾸고 있다. 우리가 이 소설에서 느끼는 것은 기성세대기 이해하지 못하는 MZ 세대의 삶과 가치관이다. 자신의 개인적이 살이 침해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서,서로에게 배려할 줄 알고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그 삶에 대해 이해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할 수 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균형을 꿈꾸는 그들의 궁극적인 삶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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