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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의 밤
이연주 지음 / 문이당 / 2023년 5월
평점 :
"후제 오매 아베가 죽거들랑 집하고 밭뙈기는 모다 처분하고 여길 떠나거라. 떠나거든 다 잊고 앞만 보고 부지런히 가거라. 번거롭게 매장할 생각 말고 화장해 뒷산에 뿌리다고. 저승서는 새처럼 훨훨 살아볼란다." (-17-)
조신혜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하다는 걸 안 것은 두 잘 쯤 지난 뒤였다. 토요일 저녁이었고, 여느 때처럼 저녘을 먹고 양치질과 세수를 한 뒤 공부를 봐주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였다. 엄한길은 식사나 신혜의 공부를 봐줄 때를 제외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본 적이 없었다. 그때도 꼭 연락이 왔고, 그러면 곧장 내부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80-)
교사는 편애, 편견, 편집을 경계해야 합니다. 교사도 사람인 이상 착하고 공부 잘하고 교육열이 높은 가정의 아이들에게 눈길을 더 주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눈길은 그 반대편의 아이들입니다.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고 가정 형편이 안 좋은 그런 학생들은 반드시 열등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61-)
그러나 양수종은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2학년을 잘 마무리한 그가 마지막 여름방학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여름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 결국 양수종이 정수천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실을 안 학모가 파르족족한 얼굴로 학교를 찾아왔고, 학모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수종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전학 조치가 내려졌다. (-206-)
엄한길은 서둘러 그 문제에서 빠져나왔다. 술로 거푸 가슴속을 씻어 내렸지만, 믿어지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엄한길은 탕수육과 술 몇잔을 머고 나니 저녁 생각이 없었다. (-259-)
진실과 거짓, 이 두가지는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시선,안목, 프리즘으로 해석될 뿐이다. 문제는 그 시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며, 필연적으로 나의 선택에 대해 결과에 대해서 필연적으로 후회와 회한을 남는다. 최근 변호사 진모씨 아들이 학폭에 연루되어서, 사회적 문제가 된 것처럼 말이다.
소설 『염원의 밤』에서 주인공 호계 엄한길이 등장하고 있다. 1950년~1960년대 사이에 태어난 주인공은 어릴 적, 주경야독으로 공부했으며, 부모의 기대치가 큰 아이였다.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생이 되는데, 자취하였고, 소아마비에 걸린 조신혜의 가정교사가 되었으며, 조신혜를 연민으로 바라보면서,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중학생이었던 엄한길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교에 입학하였고, 교사생활을 지속하게 되는데, 자신을 좋아하였던 장학사 차인애 대신 조신혜와 결혼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 호계 엄한길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드거운 감자였던 학교 폭력에 대해 어디에 문제가 잇는지 재확이해 볼 수 있었다. 교사에서 교장이 되어서, 범생이 반장 장수천과 가정환경이 나쁜 불량한 아이 양수종을 마주하게 된다. 그 두 아이를 보면서, 장수천을 때리는 이유없이 양수종을 결국 전학하기에 이르렀다. 겉보기에는 양수종은 하교에서 골칫거리였기 때문이다. 반면 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모생생 역할을 도맡아 하는 장수천은 양수종에 비해 ,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아이였다.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이 대목에서 ,교장 엄한길은 갈등하게 된다. 교사로서,편애, 편견, 편집을 경계하라고 하였건만, 본인 스스로 그걸 지키지 못했다. 교장으로서 자신이 교육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진실앞에 서 있는 주인공 엄한길의 고뇌가 느껴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