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편지 - 그저 너라서 좋았다
정탁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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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등을 네 발바닥에 문대며 하던 발뽀뽀. 뒤척거리는 소리에 깼다가 널 보고는 가볍게 지어보는 미소. 그땐 당연하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지 못해 더 나를 괴롭게 만드는 추억이 됐다. 특별한 경험은 기둥처럼 기억에 남아 멀리 떠나와도 저기 어디 즈음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회상하는 일이겠지만,이렇게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 물 한 컵을 먹듯 자연스러운 일익기에 매일같이 상기된다. (-21-)

나만 놓으면 되는 관계를 결국 내가 놓지 않으면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실이 가장 나를 아프게 했다. 내가 놓지 않움으로써 이어지는 관계도 일종의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있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도 모르고는. (-71-)

사람은 결국 외로운 존재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어서

사랑을 갈구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돼서는

혼자라도 괜찮다고 신음하다가

상처받는 한이 있어도

누군가의 곁이 낫다는 걸 깨닫고는

용기를 내어 혹은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을 내밀며

또다시 사랑에 빠지는 존재.(-110-)

다행히 우린 달랐다.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고,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어깨에 기대어 있듯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연애할 때도 혼자라 느꼈던 내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연애할 때도 혼자라 느꼈던 내게 너는 한 줄기의 희망이었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라 늘 말해준다. 그러곤 상대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라고,그리고 자신도 그리하겠다고. 적절한 거리가 있어야 각자 나답게 살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이다. (-186-)

작가 정탁의 에세이 『이별 편지』는 연인이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고, 다연하자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내 앞에 훅 놓여진다.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견디면서, 만남과 이별이 물흐르듯 흘러간다. 소중한 사이일수록, 만남 그리고 결국 이별이다. 특히삶에 있어서 누군가가 갑자기 만날 수 없을 때,느끼는 것은 상처투성이 뿐인 나 자신이다.

사랑은 관계를 서로 이어준다. 추억도 이어주고, 소중함을 연결한다. 함께 있을 때 만든 소중한 추억은 이별 후에도 기억나고,그리움이 쌓이게 된다. 이별 편지는 서로 사랑했을 때 ,함께 했던 추억들,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때, 아니면 상기하고 싶을 때, 이별 편지를 쓰면서 위로를 느낀다. 내 안의 해소되지 않는 감정 찌꺼기를 쏟아낼 수 있고, 사랑하는 이에 대해 원망,미움 절망,집착과 거리를 둔다. 함께 있어도 혼자라고 생가할 때가 있다. 호구의 연애를 한 사람, 일방적인 연애는 나 스스로 소중한 연인에 대해서 집착하게 된다. 지나가 버린 연애에 대해, 마음 껏 울어 보고, 마음껏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 편하게 흐려 보낼 수 있다. 삶이 끝나버릴 것 같아도, 내 삶은 , 누군가에게 소중할 수 있다. 고통을 마주하고, 상처싶은 영혼에게, 고통과 슬픔을 느낀 이를 위해 어깨에 살포기 손을 대주어 아픔에 공감한다. 서로에게 희망이었던 두 사람이 이별 후에도, 희망이 이어지고, 서로의 따스함과 기대를 채워줄 수 있다. 사랑해 본 사람이 사랑을 이해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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