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 - 우리는 가까스로 행복을 찾을 것이다
신대훈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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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당장 망해버려도 딱히 절망적일 것 같지 않았고 지금보다 더 윤택해질 거라 하여도 딱히 커다란 기대는 갖지 않는다. 무엇보다 거대한 세상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고작 찰나의 삶에서 우린, 그저 세상의 도구로서 온전히 행복하다면 그걸로 그만이니까. 그러니 이젠 힘내라는 말을 억지로 이해시키기도 하였던 자신을 안아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19-)

이제 와 떠올려 보면 나는 참 많은 것을 붙잡고 싶어 허둥대며 살았습니다. 기댈 곳이 많이도 필요했나 봅니다. 언젠가 텅빈 나를 마주했을 때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고,진부하지만 역시 나의 기댈 곳은 나라는 것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비로소 자각했습니다. (-69-)

사람의 마음은 노력으로 붙잡아 둘 수 없다.

이미 떠난 사람은 떠나야 하고

당장이라도 떼어낼 사람은 떼어내야 한다.

감히 하나 장담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그 사람에게 바친 노력이 아까워서 명백히 아닌 걸 알면서도 끊어야 할 관계를 끊어낻지 못한다면, 당신이 지금껏 겪어낸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참담한 일들이 눈앞에 벌어지게 된다.(-136-)

원체 느리고 미련 맞은 사람인지라, 무언가 하나를 보내는 것에 늘 오래 거렸다. 하루에 몇 번씩 약속처럼 만나던 사람과 헤어져야 할 때는 매번 서로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연거푸 손을 흔들어댔다. 횡단보도가 초록불로 바뀌고 맞은 편 나무 귀퉁이를 지나는 어깨가 사라질 때까지 였다. (-174-)

문득 누나가 바라봤을 바다 풍경을 떠올렸다. 낯선 광겨이 풍경이 되기까지의 적응기는 고됐으려나, 태어나 처음 밟아본 곳에서 행복을 느끼기까지의 순간은 고요했으려나 , 창밖에 푸르스름한 동이 틀 때, 구멍 난 돌이 늘어진 길을 걷기도 하였을까. 어쩌면 나는 사람을 기피하고 권태를 느끼면서도 결국 사람을 그리워하는 영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20-)

365일 매일 매일이 맑을 순 없다. 3465일 맑으면, 가뭄이 찾아와서,우리느 살아갈 수 없는 자연을 맞이한다. 하지만,흐릴 때, 비가 올 때, 맑은 날이 되었으면 할 때가 있다. 비가 올 때, 찝집함, 흐릴 때의 울적임이 기분을 다운 시키고, 나의 우울을 수면 위로 드러낼 때이다. 일사의 평온함이 지루해질 때, 무탈한 삶에서 벗어나 일상 탈출을 꿈꿀 대가 있다. 삶의 자국마다 내 삶에 대해서, 나 스스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때마침 , 책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을 짚어들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아내고 있었다.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우리에게 빛은 비추고 있다. 단,내가 그 빛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한 권의 책에서, 내 삶의 찰나의 순간들을 기억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곤 하였다. 위로와 치유, 자기회복력을 키워주는 한 권의 책을 통해,내 삶의 따스한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삶이란 결국 현재를 잘 살아내는 데 있었다. 미래의 어떤 시점을 상상하면서,그것을 앞으로 가져다 놓는 어리석음은 이제 없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알고 지내고, 그로 인해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곤 한다.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고, 얼마든지 주변 사람을 배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항상 바쁘고,항상 조급하다. 앞차가 조금만 꾸물거리면, 빵빵거리기 일쑤다. 우리 삶의 평온과 여유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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