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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 그린 -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평점 :

안젤라 자신이 밝은 사람인데다 사각 거울에 반사되는 그녀의 모습 또한 광채가 날 만큼 환했으니까. 그녀의 모습이 어찌나 완벽하게 비춰지는지 어쩌면 영혼까지도 보일 듯했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미동도 없이 고요했다. 흰 피부에 황금색 가운, 빨간 슬리퍼, 파란 보석장식이 달린 연한 금발의 머리칼, 자신이 안젤라여서 행복한 듯, 그녀의 부드러운 움직임이나 유리에 비친 모습에는 흠잡을 만한 주름 또는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20-) 『밖에서 본 여자 대학 』
그러다 보니 사람이 많은 곳에 가게 되면 뭔가 부족한 듯한 알 수 없는 느낌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방안을 둘러보게 되었다. 있어야 할 사람들이 다 있는데도 말이다. 가구 때문인가,아니면 커튼 때문에? 아니, 벽애 걸려 있던 그림을 치워서 그런가?
그러다가 어느 날 새벽, 날이 밝을 즈음에 나는 큰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깼다. 메리 V,메리 V! 처음이었다. (-89-) 『불가사의한 V양 사건 』
스튜어트 엘튼은 허리를 굽혀 바지에 묻은 흰실밥을 털어냈다. 그 소소한 동작은 마치 장미송이에서 꽃잎 하나가 떨어지듯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산사태처럼 쏟아냈다. 인 허리를 펴고 서튼 부인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스튜어트 엘튼은 자신이 여러 개의 꽃잎이 겹겹이 쌓여 이루어진 결정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빨갛게 물들어 여기를 띤, 혀용할 수 없는 광채가 배어 있는 꽃잎이 그가 몸을 구부렸을 때 떨어진 것이다. (-173-) 『행복 』
몸을 굽히고 우리 위로 은빛 전등을 비춘다. 그러고는 오래도록 자세히 우리를 들여다본다.그렇게 한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바람이 훅 불어오자 불꽃이 살짝 흔들린다. 밝은 달빛이 벽과 바닥을 비추고 구부린 얼굴들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두 개의 얼굴이 잠들어 우리를 뜯어보며 은밀히 즐긴다. (-238-) 『유령의 집 』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소설 『블루&그린』은 단편 소설 「블루 & 그림 」, 「밖에서 본 여자 대학」 을 포함하여 18편으로 이루어진다. 버지니아올프(1882~1941) 가 남긴 「자기만의 방」,「댈러웨이 부인」,「등대로」가 있었으며, 2022년 버지니아 울프 탄생 140 주년 되는 해 ,버지니아울프 전집이 발간되었다. 빅토리아 시대를 지나, 모더니즘, 여성 페미니즘을 연구할 때면, 버지니아울프가 빠지지 않고 있다. 단순히 소설을 기승전결에 의해 구성되지 않으며, 20세기 초 영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과 탁월한 심리적인 묘사가 도드라진다. 한편 버지니아 울프의 천재성은 그 시대를 앞서서, 영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인간의 ㅂ부조리를 문학적으로 풀어낸 것에 있었다. 사회적으로 철두철미하게 감시되었고, 통제되었던 영국 사회 안에서,사업혁며으로 인해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영국 특유의 보수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 여성서의 자유롭지 못한 생활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 나가는지 버지니아 울프 특유의 문학적 관찰에 의존하고 있었다. 지금은 너무 익숙한 군중 속의 고독은 「블루&그린」 의 『불가사의한 V양 사건』 에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에 주목하기 보다,주인공의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면서,행동의 원인과 심리,느낌과 인간의 본성의 근원을 찾고자 하였다. 농촌사회에서, 급속한 도시사회로 진행되면서,영국사회의 보이지 않는 불안과 근심의 실체를 버지니아 울프 특유의 시선으로 보았으며,영국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고,진보되는지나아가는지,사회의 변화를 알고자 하였다. 페미니즘 현상은 불가피한 사회적 선택이었으며,여성이 처한 열악함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자하였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적 천재성이 『블루&그린』 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