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 토멕과 신비의 물 거꾸로 흐르는 강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정혜승 옮김 / 문학세계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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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멕네 잡화상은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가게였는데, 별다른 장식 없이 창문 위쪽에 푸른색 페인트로 '잡화상'이라고만 쓰여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경쾌하고 맑은 종소리가 울렸고, 그 소리에 주인인 토멕이 회색 앞치마를, 두르고 나타난 환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토멕은 꿈꾸는 눈빛을 지닌 소년이었다. 나이에 비해 키가 컸으며 조금 마른 편이었다. 여기서 토멕의 잡화상에서 파는 물건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건 쓸데없는 일이지 싶다. (-10-)

가슴팍에 두 손을 모으며 인사하는 토멕을 보며 이샴은 "아이구,우리 손자 왔구나"하며 두 팔 버려 토멕을 맞았다.

사실 두 사람은 진짜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는 아니었다.나이 든 이샴은 진짜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는 아니었다. 나이 든 이샴이 혼자 사는 데다가 토멕 또한 고아인지라 두 사람은 서로를 언제나 그렇게 불렀고, 그만큼 서로를 미음 깊이 아끼고 있었다. (-23-)

"크자크 강물은 바다에서부터 흐르기 시작한단다. 이해하겠니? 막바지에 도착하는 곳이 바다가 아니라 바로 그곳에서 솟아난다고. 어찌 보면 바닷물을 빨아들린다고 할까. 그래서 강이 시작되는 부근의 폭이 바다로 흘러가는 다른 보통 강폭만큼이나 넓다고 하지. 그 주변으로는 희귀한 나무들이 자라는데, 아침이면 활짝 기지개를 켜고 저녁이면 한숨 쉬듯 숨을 내쉰다고 해.게다가 듣도 못한 신기한 동물들도 그곳에 가득하다고 하지." (-26-)

"제 이름은 에스테르곰입니다.이 마을의 대표지요.향수에 넣을 새로운 향기를 찾아 꽃 들판으로 나섰다가 그곳에 잠들어 있던 당신을 발견해 이리로 데려온 것이랍니다. 그러니 두려워 마세요. 이제는 안전하답니다. 자 보세요. 여기 이 장롱 안에 당신의 짐도 그대로 잘 챙겨 넣어두었답니다.:

토멕은 얼른 장롱으로 가서 문을 열어 그의 말을 확인해 봤다. 사실이었다. (-93-)

톨곰이 한숨을 내쉬었다.

"설명을 좀 더 하지요. 섬에 도착하는 길에 새로 오는 이를 맞이하던 무지개를 보셨을 겁니다.그만큼 황홀한 광경은 세상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들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무지개예요. 덩치 큰 범선이건, 작은 배건,심지어는 뗏목 하나라도 섬을 떠나 너른 바다로 나가려 들면 곧바로 무지개가 드리우는 겁니다. 배가 점점 무지개로 다가가 그 아래를 지나려고 하면, 그 고왔던 무지개는 순식간에 흑색으로 변해버려요. 시커멓게 변한 무지개보다 더 무시무시한 광경은 아마 세상에 없을 겁니다. 게다가 주위로 안개가 빼곡하게 들어차서 더 이상은 아무것도 통과할 수 없게 되어버리지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큰 배건 작은 배건 점차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해 결국에는 바다 저 밑바닥으로 침몰하고 만다는 거죠. 제 말을 믿으셔야 합니다. 떠나는 걸 포기하고 여기서 적응하며 살도록 하세요. 그게 최선의 길입니다. 사실, 이곳처럼 살기 좋은 기후도 찾기 힘들어요. 양이나 소 같은 가축도 키우고, 비옥한 땅에 온갖 것을 재배할 수 있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답니다." (-158-)

장 클로드 무를르바의 『거꾸로 흐르는 강』의 주인공은 토멕이었다. 키가 큰 소년,꿈을 가지고 있었던 아이였으며, 고아였지만, 홀로 사는 할아버지 이샴 을 할어버지로 느끼며 살아간다. 무인이나 다름 없는 자화점은 토멕이 살아가는 생홭 터전이었다. 마을 유일의 잡화상을 경영하면서, 마을 사람은 주인이 없어도, 물건을 구매하고,그 물건에 맞는 금액을 지불하였다. 신뢰하는 마을 공동체, 따붐하기 쉬운 잡화점은 평온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었던 토멕은 꿈을 우선하려고 한다. 가을이면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경험하곤 한다. 소년은 검은 눈동자 소녀을 만나게 되는데, 바다에서 시작한 물이 거꾸로 흘러가는 강, 크자크 강물 을 보면서, 희귀한 동식물이 자라는 그 강물을 보고, 무지개를 보고말았다. 고아였던 토맥은 항상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꿈꾸고 있었고,토멕에게 ,찾아온 매력있는 소녀가 찾아옴으로서,소년의 요구하는 물건을 줌으로서, 소년 토멕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붙잡으면서. 용기를 내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이 동화책은 프랑스 특유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는 성장동화였다. 토멕의 내면 속의 꿈틀 꿈틀 거리는 그 무언가가 분출하는 과정에서,안정적인 현실과 환경에서 탈피해, 거꾸로 거스러 올라가는 강,크자크 강물이 가는 여정이, 토멕의 인생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용기와 도전,새로운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 해서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곤 한다.때로는 결핍이 내 인새을 새로운 인새으로 바꿔 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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