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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천관정 立天觀井 - 하늘에 서서 세상을 관조하다
최덕영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4월
평점 :



유형의 분류
3류는 느낌을 말하고
2류는 생각을 말하고
1류는 깨달음을 말한다.
4류는 액면을 말하고
5류는 남의 말을 하고
6류는 구워 먹는다. (-12-)
봄바람
오늘도 개미는
베짱이의 평생보다 긴
하루를 일했다.
소쩍새도 그걸 아는지
밤새 울었다.
젊은 날 꿈처럼
밤하늘에 별들이 박혔다.
술잔 속에 빠진 별들을
차마 마실 수가 없어
손등을 덮어 마셨다.
어둠보다 짙은 꿈들이
열병식을 하듯 바라봤다.
'나 아직 괜찮아!'
봄바람이 사랑니 빠지듯
스쳐 지나갔다. (-41-)
로드 킬
도시가 산이 될 때
산은 섬이 되고
고립된 야생동물을
섬 속에 갇혔다.
산을 절개해 길을 내고
산자락 고층 아파트를 키 재기 할때
엄마 잃은 아기고라니
길가를 서성이다 로드 킬 당했다.
연신 밟고 지나가는 차바퀴
쥐포처럼 압착된 사체
한 무리의 까마귀 떼
막간을 틈타 아침 식사를 한다. (-54-)
골다공증
그랬나 보다
엄니느
더 이상 줄 게 없어
뼛속까지 비워 주고
저승길
가시려 했나보다. (-80-)
시집 『立天觀井 입천관정』 은 깊은 깨달음을 느끼는 시이다. 성찰하게 되고, 관찰하게 되고, 통찰하게 되고, 통섭하게 된다. 우리가 강조하는 융합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모여지게 된다. .하늘에 서서 세상을 관조한다는 것은 내가 보고, 듣고,느끼고,경험하고, 먹어 본 것들에 의해서, 얻은 깨달음에서, 나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세상의 오묘한 이치 속에서, 누구는 아마추어가 되고,누구는 프로가 된다.
한 권의 책이 베스트세럴가 되고 싶다면, 그 책에 얼마나 많은 깨달음으로 채워지느냐 스스로 느껴야 한다. 시집은 한 사람의 생을 압축한다. 느낌이나, 생각,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것들이 내 삶에서, 무리한 수를 둘 수 있다. 그럴 때, 직진으로 갈 것인가, 우회할 것인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기술에 의존하면서,타인의 말에 내 삶을 안전한 길로 가고자 한다면, 나의 생각을 버리면 된다. 나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살고 싶다면, 저항하고, 반항하되 나만의 깨달음을 얻은 것이 낫다. 험난할 길을 스스로 걸어가면, 느리지만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당장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추후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예측하고,깨달았던 바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위대함을 인정할 수 있다. 느낌이나 깨달음으로 살아가는 2류와 3류가 많은 세상에서, 1류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리석음, 외로움,고독함이 될 수 있다. 때로는 2류에 의해, 그사람의 삶이 모조리 지워질 수 있는 운명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물 속에서 깨달음을 취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가치가 있는 삶, 가치가 있는 선택이면서, 행위였다. 삶에 있어서, 나에게 이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내 삶은 오늘보다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준비와 체계,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100개의 시를 써서 1개의 시를 남기려고 한 시인 최덕영의 『立天觀井 입천관정』이다. 버림의 미학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