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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 FIKA(피카) / 2023년 4월
평점 :






인간이 무자비하게 착취하고 선을 긋고 아스팔트로 덮는 세상에서 바다는 고분고분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은 마지막 야생지대다. 바다는 그랗게 남겨두는 편이 낫다. 지구에 바다라는 공간마저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이며,우리의 꿈과 상상력은 어떻게 되겠는가? (-15-)
이분법적 이미지는 덫이 될 수 있다.바다가 조용해 보이니까 경계를 푸는 것이다. 바다가 편하고 포근하고 파란색이어서 수영장과 비슷할 것이라고 멋대로 오해한다. 그렇게 우리는 바다에게 속고 바다를 믿는다. 하지만 바다는 변화의 신이다. 바다만큼 변화무쌍한 자연도 없다.
바다는 밝고 소리 없는 아침, 파도와 시끄러운 소리가 있는 오후로 항상 놀라움을 안겨준다. 특히 지중해의 폭풍우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분노에 차고 복수를 갈망하는 이가 감정을 표출하는 듯 갑자기 모습을 바꾼 바다를 보고 있으면 당장 어딘가로 숨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44-)
우리는 평생 해적을 만날 일도 없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해적의 무자비한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 그게 디지털 해적일수도, 바다 위 해적일수도 , 또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치르지 않아도 될 값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해적들은 일상의 무기력을 이용해 부당함을 널리 퍼뜨리기도 한다. (-88-)
넓은 바다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바다는 도시도 아니고,시골도 아니고,사막도 아니고, 오아시스도 아니다.아무도 발자국을 남기거나 지배하지 못하는 곳이 바다다. 침입도 전염도 허용하지 않은 신성한 영역.바다는 우리에게 좁은 자원을 가꿀 바에는 차라리 거대한 무인도를 만들고 초대장을 보낸다. 넓은 바다의 바람이 우리를 부른다. 이제 답답하게 얽매여 있는 우리의 삶에 자유를 안겨줄 때다. (-113-)
경게를 넘게 해주는 재능이 있다면, 그건 바로 '호기심'이다. 호기심 덕분에 우리는 편견을 극복할 수 있다. 호기심이 있으면 늘 다니던 길로만 가지 않고 미지의 땅으로 방햐을 틀어 용들과 신비한 괴물들과 마주할 기회를 만난다.(-155-)
우리에게는 각자 자신만의 커다란 닻이 있다.마음속에 바람이 몰아칠 때 고통을 가라 앉혀주고 쉴수 있게 해주는 커다란 닻이다.이 같은 커다란 닻이 있기에 휴식이라는 은총을 받을 수 있다. 모세오경에서는 커다란 닻을 '레헴 rehem'이라고 한다.'레헴'은 신의 마음,신의 자비, 인간을 용서하고 위로하는 신의 따뜻한 애정을 뜻한다. 이처럼 초기 기옥교인들에게 '닻'은 의지할 수 있는 체계를 상징했다. (-189-)
프랑스, 철학자 로랑스 드빌레르(Laurence Devillairs는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 라고 말한다. 바다는 있는 그대로 야생의 자연이며,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신성한 곳이기도 하다. 때로는 조용한 파도에 의지하여,뜨거운 태양빛을 소거하는 살랑거리는 바람을 선물한다. 하지만 바다는 무채색이다. 오만한 인간에게 어둠과 거친 자연을 느낌으로서, 바다의 민낯을 보여주기 때문이다.그리하여,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모험과 용기가 필요하며, 우리가 문학 속에서, 모험을 바다와 결부짓은 이유다. 바다라는 알레고리는 영화, 문학, 철학, 역사에 함축되어 있으며, 육지와 바다를 나누는 경계이기도 하다. 모험,용기,희망은 바다의 또다른 의미가. 위대한 모험은 위대한 역사를 잉태한다. 명나라 정화 대함대,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인천상륙작전, 바다로 나아감으로서, 대항해 시대를 열었으며, 인류는 새로운 개척시대를 열 수 있었다.
철학책 『모든 삶은 흐른다』 에서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바다라는 신성함을 철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삶에서, 시간은 흐르고 바다도 흐른다. 관계도 흐름이다. 돈의 흐름이다. 흐름이 우리 살을 결정하고, 순환되어진다. 무한이라는 가치가 삶에 흐르고,바다에서 느끼는 자유가 인간의 삶에 흐르고 있다.인가늬 삶의 인식과 자각의 원본은 바다에 있었다.
바다를 알면 , 너그러워지고, 내가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고민이나 얽매임, 집착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는다.바다의 거대함에 비추어,나의 존재감이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바다는 우리의 삶을 휨쓸어 버린다. 등대와 방파제,닻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의 삶이 흔들리지 않고 인생의 대원칙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빙하를 이해함으로서, 어떤 비극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은 그저 과정일 쁜,우리 삶은 이어지며, 소리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바다의 약탈자 해적은 도처에 존재한다. 허먼 맬빌의 대표작 모비딕에서 에이해브 선장의 삶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놓치지 않았다. 다양한 색을 띠고 있는 바다에서,나의 삶을 이해하고, 눈푸른 푸른색이었던 삶이 짙은 회색이었다가 잿빛 어둠처럼 바뀔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면, 내 삶의 따스했던 순간을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