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지음 / 델피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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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은서는 어떻게 저장해야 할지 잠시 머뭇거렸다. 자신의 폰에 종오의 이름을 남기기 싫었다. 막연하게 '그놈'이라고 저장하는 것은 지은 죄에 비해 지나친 호의였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murderer'로 저장했다. 메신저의 친구 목록을 최신화하자 프로필 하나가 나타났다. 딱 한장의 사진만 있었는데, 실내에서 한강을 찍은 사진이었다. (-35-)

종오는 날짜를 고르고 또 고랐다. 그러던 중 오늘이 3학년 현장 체험 학습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렇다면 초소에는지훈과 채혁 밖에 없을 게 분명했다. 일을 치르기에 최적의 날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14번째 생일 전날이었다. 촉봅 소년 마지막 날, 모든 것이 짜 맞춘 듯 완벽했다. (-126-)

"너 아버지 라이터는 잘 들고 있어?"

"뭐?"

"서울지검 형사 1부장검사 문재상이라고 써 있던 거.정의의 여신 디케도 새겨져 있었고."

"그걸 기억해? 넌 가끔씩 이렇게 똑똑해지더라."

"잃어버렸구나? 그 라이터."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던 종오의 표정에 아연 긴장감이 맴돌았고, 은서의 눈이 반짝였다. (-239-)

은서가 사력을 다해 종오를 붙들며 말했다. 그럼에도 에리는 쉬이 다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목을 졸랐던 고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에리가 고민하는 동안 종오가 은서를 엎어 쳤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은서를 마구 바로 찼다. 맞을 때마다 고통에 허덕이는 소리를 내면서도 은서는 포기하지 않고 종요에게 매달렸다. 온몸을 던지는 은서를 보자, 에리는 눈물이 샘솟았다. 더는 지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현관을 향해 달렸다. (-302-)

만 14세 이전의 어린이를 촉법소년이라고 부른다. 만 14세 생일 이전의 소년소녀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만든 사회의 법에서 위배된 행동을 한다하여, 법에 의한 처벌을 유예하거나 빨간 줄이 그어지지 않는다. 아직 어른으로서 성숙되지 않는 자아, 법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부족한 나이라고 ,우리 사회는 관용을 베푸는 정서가 존재한다.

하지만 촉법소년의 범죄의 잔인함이 어른들의 수준에 다다르면서, 촉법소년 ,아동청소년법 폐지 가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있었다. 단순한 장난에 의한 사회적 문제가 아닌 누군가의 가족이 사망하는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촉법소년이 높은 곳에서 떨어트린 무거운 벽돌이 아래에 있는 성인의 머리 위에 떨업져서 사망했다는 뉴스가 들리기 시작하였고, 성에 관한 범죄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법에 대해 엄격한 적용을 촉법소년에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설 『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은 촉법소년에 관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주인공 안은서와 안은서의 아들 이지훈이 있었다. 그리고 이지훈과 또래 친구인 문종오가 있다.문종오의 아버지는 법을 수호하고, 법에 정통한 서울지검 형사 1부장검사 문재상이다. 그의 아들 문종오는 계획적인 범죄를 저지르기로 결심했다. 바로 한 모금만 마시면 위를 세척해도 죽을수 밖에 없는 강력한 제초제 그라목손을 자신의 계획에 이용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농촌 사회에는 그라목손에 의한 농약 사고가 비일비재하고, 빚에 시달려서, 인생에 대해 비관하다가 제초제 농약 그라목손으로 자살을 하는 농부도 있었다.문종오는 그 그라목손을 조그마한 병에 담아서,누군가를 먹이기로 결심하였고 ,성공하였다. 그러나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함무라비 법전에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라고 하였던가, 문종오의 잘잘못은 문종의 어리석음과 뻔뻔함에 있었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서다. 아빠의 빽을 믿고 저지르는 범죄에 자기 스스로 그 범죄에 빠져 들어가, 인생이 어느 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고, 소설 『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는 촉법소년을 악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크나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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