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사람들과 인간 행동을 외국어처럼 습득해야 하느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거기에 능숙하다는 이들 사이에서도 어휘력과 이해력에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필요해서 만들어야 했던 사용 설명서인 이 책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인간관계,개인의 딜레마, 사회적 상황을 더 잘 이해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15-)

단백질에서 배울 가장 중요한 교훈은 타인과 더 원활하게 상호작용하고 일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과 달리 단백질은 다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다. 앞서 내가 설명한 것처럼 단백질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선택해서 다양한 유형의 단백질과 조화롭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덕분이디. 인간은 이 일에 그다지 능숙하지 않다. 집단행동은 개인의 다양한 성격에 따라 결정될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본능은 대개 균일성을 지향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리에 어울리고 동료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으로 움직인다. (-75-)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 항상 감정을 잘 통제하고 ,어떤 경우에도 공공연히 문제에 얽매이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한결같은' 사람을 떠올려보라. 그 사람은 평형 상태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는 일이 절대로 없는, 진폭이 작은 성격을 가진 것이다. 그 사람을 밀어내거나 잡아당기는 감정 에너지는 어느 것이든 지나치게 커지는 법이 없다. 마치 느리고 일정한 속도로 잔잔하게 움직이는 그네와 같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멀미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136-)

경사하강법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시행착오를 통해 경로를 실험적으로 발견하고, 주변 환경에 계속 반응하고 평가하면서, 발걸음을 되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알려준다. 이 소중한 마지막 교훈은 발걸음의 방향이 아니라 보폭을 가리킨다. 이는 학습률로 알려진 문제다.가장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알고리즘이 아주 작은 보폭으로 일정하게 움직이도록 프로그램에서,조금씩 전진하며 발견한 것을 천천히 축적하게 해야 한다.이와 반대로 학습률이 높으면 계곡에 더 빨리 다다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보폭이 정확하지 않아서 최저점을 넘어가버릴 수도 있다. (-203-)

과학자라면 누구나 오류나 나쁜 결과는 없으며 오직 더 나은 학습을 위한 데이터만 있다고 말할 것이다. 따라서 효율성이 높아지도록 기억을 다시 프로그래밍하고 싶다면 핵심 가중치를 생산하는 피드백 고리를 더 신중하게 인지하고, 피드백을 최적화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적절한 피드백이 없다면 우리는 삶과 주변 세계를 보는 방식을 바꿀 기억력의 한 조각만을 사용하는 셈이다. (-273-)

우리는 모국어를 배울 때, 사용할 때, 의식하지 않는다. 눈과 귀와 행동이 일치하고,말과 행동, 의식과 문화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하지만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 부모 중 한사람이 한국인이거나,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한국어에 대해서, 하나하나 배우고,규칙까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들이 아무리 한국어가 유창하다 하더라도, 한국어에 완벽하게 일치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가 카밀라 팡은 과학자이다. 유니버시티카리지런던에서 생물화학 박사를 취득한 재원이다. 여덟 살 때 ,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스물 여섯 되는 해에 ADHD 를 진단받았으며, 범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녀가 한국인이라면,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느 것처럼 저자도 사회성,인간관계에 대해서, 하나하나 배워 나가야 했다. 주변 사람들은 다 이해가 되는 것들이 ,저자는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자로서,연구원으로서, 자신의 직업에 결격이 된다는 한국사회 특유의 문화와 의식이 있다.그래서, 저자처럼 자신의 장애를 잘 드러내는 과학자는 거의 없으며, 책을 쓰는 이들도 거의 없다.과학자,의사,판사, 감사와 같은 직업군이다. 책 제목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ADHD,자폐스펙트럼 장애,범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나의 장애에 대해서, 죄책감,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왜 그렇게 태어났을까에 대해서, 자기비판을 서슴치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 누구도 잘잘못이 아니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다. 언어를 잘 못한다 해서,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단 저자처럼 인간관계,사회성이 서툰 이들은 울리 사회의 평균에 맞춰 나간다는 것이 거의 힘들고, 규칙조차 잘 모를 때가 있다. 어떤 조직이나,모임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왕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경우, 어떻게 처신하고, ADHD 장애를 가진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풀어나가는지 흥미롭게 풀어 나가고 있었다.생물이 안고 있는 여러가지 패턴들,자연 속의 피드백을 인간 사회에 적용한다면, 자연의 상호 보완에 대해서, 다양성 존중까지, 그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에 어긋나지 않으며,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따라갈 수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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