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설은 정말 거기 있었을까 - 교과서 문학으로 떠나는 스토리 기행
정명섭.이가희.김효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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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미쓰코시 백화점을 인수한 신세계백화점은 한국 유통사에 빛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대목을 추가하고 싶다.

"이곳은 한국전쟁 직후 미군 PX 로 사용되었으며 박완서 작가가 근무하면서 『나목』이란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14-)

충정로역 4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오른쪽 가파른 골목으로 들어서면 중림동이 나온다. 서울역 바로 뒤, 서울 한폭판인데도 빽빽한 골목이 시작되어 낯설다. 큰 도로변에는 높고 거대한 건물들이 솟아 있기 때문에 그 뒤로 그런 올망졸망한 동네가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안다. (-54-)

광주대단지사건은 1971년 8월 10일, 현재의 성남시 수정구 일대에서 벌어진 주민들의 봉기사건으로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당시에는 성남이 경기도 광주군 산하에 있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광주대단지사건이라 불렸다. 이 사건은 해방 이래 민중들이 직접 투쟁한 중요한 사건이지만 교과서에서 언급이 없을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다. (-133-)

「중국인 거리」 는 전후의 참담한 흔적을 생생히 묘사한다. 이곳은 화려한 사교클럽과 제1호 은행이 들어설 정도로 신문물이 빨리 들어왔지만 인천상륙작전으로 모든 게 초토화되었다. 전쟁 직전 사진을 보면 용봉산은 울창한 숲에 꼭대기에 커다랗게 신식으로 지어진 커다란 영국 영사관이 있었는데 6.25 전쟁 때 전부 소실되었다. 그러니 전후에는 집을 짓느라 해인초 끓이는 냄새가 끊이지 않았다. 더불어 전후 베이비붐으로 주인공의 엄마처럼 출산도 끊이지 않았다. (-176-)

책 『그 소설은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교과서에 실려있는 열두편의 한국 문학이 소개되고 있으며,그 한국 문학의 모티브가 되는 어떤 장소를 언급하고 있다. 아홉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쓰기위해 직접 그 장소로 향하였으며, 수많은 인터뷰와 구술을 통해 ,그 때 당시의 사회적 모습을 문학에 반영했다.

박완서의 『나목』,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윤흥길 『아홉컬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오정희 「중국인 거리」 가 눈에 들어왔다. 낡은 건물들이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고,새것으로 교체되었고,그 과거는 오롯히 문학에 기록하였다. 대한민구 최초의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에서 , 나목이라는 작품이 태동되었다. 2022년 세상을 떠난 조세희 작가의 문학작품 난쏘공은 우리사회 속의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문학으로 채우고 있다. 소설 속 낙원구 행복동은 행복하지 않는 곳이다. 철거 계고장이 날라오고, 영수네 집은 오갈 곳이 없었다. 경제개발의 논리에 따라서, 오갈 곳 없는, 최하극빈층이 처한 현실, 서울 한복판 달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경제개발과정에서, 많은 것을 놓쳤다. 아직 윤흥길의 『아홉컬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을 읽어보지 못했지만,과거 광주군에 속해 있었던 땅에,성남시 수정구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광주대단지사건이 어떻게 국가공권력이 투입되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판자촌을 철거하고, 군인에 의해서, 첫 신도시 계획에 따라서, 진행된 대단위 사업 뒤에 감춰진 ,정치적 논리와 함께 그들은 철거민에게 한 정치적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성난 군중의 격렬한 민중 투쟁으로 이어졌다.국가의 폭력과 강압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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