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 권지안 에세이
권지안(솔비) 지음 / 열림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좋아서 시작했으니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를 증명하려면 그 방법뿐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쓸모있는 인간이 되자' 라는 말을 주문처럼 되뇌었다. 사회에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면 나를 미워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스스로에게 만들어 준 셈이다. (-29-)

내가 가지고 있던 혼란은 '나'에서 비롯됐다. 내 안의 낯선 모습을 인정하기 어려웠고, 내가 아닌 나와 만날 때마다 괴로웠다. 가면을 여러 개 쓰고 살아가는 느낌이라 힘들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모든 상황과 관계에서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하다. 사람은 상황과 관계에 따라 변화하고, 그때마다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 존재다. (-87-)

<하이퍼리즘 레드> 작업에 집중하던 시기,비스포크 1세대 브랜드인 장미라사의 이영원 대표님에게서 후원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다양한 분야, 여러 아티스트를 후원하고 계신 분인데 가나아트센터에서 내 퍼포먼스와 작품을 보시고 바로 후원자가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 해주셨던 "지안 씨의작품이 충격적이었어요. 지안 씨가 가진 예술에 대한 자세와 마음이 장인의 마음 같아서 인상적이에요."라는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107-)

이런 경험을 하고 다닌 낯선 환경은 전혀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생각의 범위는 더 넓었디고 깊어졌다.<하이퍼리즘 바이올렛> 작업을 통해 '나'라는 개인을 넘어 더 넓은 형태의 개인들, 사회 구성원들, 그들 안에 담긴 감정으로 작업의 주제를 넓힐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의 경험에서 출발한 작업을 해왔던 것과 달리,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며 완성한 작품이라는 점도 특별했다. (-146-)

그림을 그릴 때도,음악을 할 때도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열정, 시간, 체력, 감각 등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단 일 퍼센트의 낭비 없이 결과물을 위해 활용한다. 매 순간 느끼기 위해 감각을 날카롭게 하려 애쓰고, 건방지거나 자만하지 않도록 새로운 생각 속에 빠지기 위해 애쓴다. 그 모든 과정의 합으로 하나의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결과물 안에 담긴 고민의 흔적, 생각의 깊이, 애쓴 시간을 누군가가 알아주기에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고 여긴다. 그것에 늘 감사하고 있다. (-213-)

가수 솔비는 친숙하고, 화가 권지안은 낯설다. 가수와 작가,화가,이 세가지 정체성과 자아를 가지고 있는 권지안의 삶과 인생,가치관은 ,오롯이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에 반영되고 있었다.

나에 대해서, 모호하고, 애매하였던 것들을 기록과 기억에 이해 정리한다는 것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매우 중요한 작업에 해당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예술을 알고,자기실현에 매진한다는 점이다.원숭이나 개,강아지는 배가 부르면, 잠을 자거나,사랑을 속삭인다. 동물의 본성에 의존하는 삶을 살아간다.

인간는 자기실현을 위해,무언가 하고자 한다.그것이 음악,미술과 같은 예술적 활동이며,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작가 권지안의 삶과 생각, 느낌에 오롯이 반영되고 있었다. 그림에 <하이퍼리즘> 시리즈를 그리고 있으며,가수가 가지는 불안한 정체성과 자아를 보호하면서,또다른 자아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당황스러움이 그림을 그리는 계기였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페르소나는 일상속의 페르소나와 다르다. 권지안은 항상 나 자신과 다른 페르소나가 분출하는 것으로 인해, 불안을 넘어서서, 스트레스,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것은 삶을 파괴할 수 박에 없었던 상황에 나몰리게 되었고,미술치료에 관심를 가지게 되면서,그림에 서서히 빠져들게 된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서, 기존의 직업 화가들의 예술작품을 관찰하고,나만의 감각에 의존하여 그림을 완성하였다. 색과 붓 에 따라가는 빛의 방향성은 자신의 인생 방향성과 일치 시키고 있었으며,그림을 그리는 반복된 작업으로 인해 감사와 치유,위로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