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리는 눈을 바라보던 FF-001 이 나를 응시했다.

"야구심판은 경계에 서서 페어(FAIR)와 파울(FOUL)을 판정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FF'라고 이름을 지은 겁니다. 그러니 부다, 흔들림 없이 올바르게 페어와 파울을 판정하길 바랍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선배님."

FF-001은 고개를 끄덕였다. (-18-)

메이저리그의 한 심판이 이런 얘기를 했다죠?

"내가 옳았을 때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지만, 내가 틀렸을 때는 아무도 잊지 않는다."

그 심판의 말대로라면,아마도 저는 최초의 야구 AI심판보다는 최초로 승부조작을 시도한 AI 심판으로 기억되겠지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누구보다 진심으로 야구를 사랑했던 AI 심판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선배님께서 죄책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흔들리는 저를 붙잡아 준 건, 결국 선배님이 제게 해준 조언 덕분이었습니다. (-49-)

순향은 예진이 했던 말을 가만히 곱씹었다.

"물에서 여러 기술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라고 해요.신생 산업체라 홍보가 필요해서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애쓰는 중인 것 같아요. 할머니와의 만남은 생각지 못했는데, 로봇이 자체적으로 해녀에 관한 검색을 한 뒤 할머니를 마나고 싶다고 먼저 요청했대요.제1호 수중 로봇과 마지막 해녀인 할머니가 만나면 좋은 홍보 시너지를...." (-67-)

"작년에 은행엘 갔는데 무슨 신년 예금을 들면 추첨핵서 로보뜨를 준다는 거야. 행원이 로보뜨 얼굴이 반반하니까 사업장에서 쓰면 좋을 거라고 했어. 마침 정년퇴직하고 받은 퇴직금이 있었거든.그래서 예금에 가입했는데 운 좋게 당첨이 됐어요. 로보뜨는 24시간 굴려도 되고 휴게시간, 주휴수당 같은 거 안 챙겨줘도 되니까 편의점에 딱이었지. (-137-)

총을 움켜쥐고 천천히 1층까지 내려오자 바깥이 소란스러웠다. 빠르게 주차장 기둥 뒤에 몸을 숨기고 살피니, 소동의 진원지는 비라 앞 찻길이었다. 파란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그녀는 손에 든 장재 같은 물건으로 감염자 하나를 마구 패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목검이었다. 뭉툭하긴 해도 꽤 단단한 검이라 내려칠 때마다 연약한 감염자의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윽고 무딘 날이 두개골을 부수자 감염자는 몸부림을 멈췄다. (-191-)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 작품집, 2023년판을 보면, 앞선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과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번째,AI 와 코로나 전염병이다.이 두가지는 우리의 삶을 기술적으로 앞당기고 있으며,AI 기술이 우리 미래에 훅 다가오고 있다. 이 소설 첫 번째 이야기 『야구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 지시’』는 야구에 AI 로봇이 등장한다면,어떤 곳에 등장할 것인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야구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스포츠로서, 에러와 안타 사이를 오갈 때가 있다. 스트라이크 존을 좁히기 위해, 포수의 꼼수가 있으며, 인간 주심이 보는 스트라이크 존은 일관성이 부족할 때가 있다. 야구 경기를 보면 매순간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왔다 갔다 한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그 스트라이크 존을 AI 로봇에 의한다면, 야구 심판 판정에 있어서, 경기흐름이 끊어지는 일을 줄일 수 있으며, 시시비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AI로봇에 의한 승부조작이 일어나고 있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것은 AI 기술과 로봇이 실제로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인간의 상상력에 의존하고 있지만,그 상상력이 커지고,확장될 수록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누구는 AI라고 말하고, 누구는 휴머니즘이라고 말한다. 이 두가지 경계에서, 인공지능 Ai가 인간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특히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성과 감각, 이성,느낌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면, 사랑 조차도,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Ai 휴머니즘이 앞으로 우리 미래에 어떤 변화르 가져올지 흥미롭게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