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피는 꽃
홍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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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기

한달 쯤인가

그냥 누워 있었다

하루에 16시간쯤 잔거 같기도

하고 꿈을 꾸기도 했던 거 같다.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그러고 있었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나도 말하지 않았다.

내가 사람인가? (-11-)

정신승리

세 달 쯤 방구석에

살았다.

시간이 지나니 생각보다

괜찮았고 좋았다.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

누군가랑 대화할 필요도

노력할 필요도

그 무엇도

방구석에 먼지가 쌓였다.

치우지 않고 멍하니

켜켜이 어두워지는 티끌을

바라봤다.

좋았다 마치 나와 같았다. (-45-)

우리의 삶은 북적북적 시끄럽고 정신없는 도떼기시장 안에 있었다. 내가 타인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내 슬픔은 내 안에만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구경하는 삶은 진짜가 아니었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리가 아파도, 마음이 아파도, 그 방향성이 어떻게 흐르든 인생은 방구석이 아니라 방 밖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내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나의 생각은 방안에 갇혀 있었다. (-84-)

내 마음의 방어기제는 거리 두기였다. 사람과의 거리를 통해서 내 마음의 상처를 보호했다. 방구석에 들어가서고 나의 습관은 똑같았다. 내 고통을 밖으로 꺼내서 치유하기 보다는 스스로 꽁꽁 묶어놓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모든 통증을 홀로 껴안고 있으니 더 힘들고 지쳤다. 그래서 그때의 나는 부끄럽게도, 모든 사람에게 온전히 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111-)

학창 시절 육상부 운동선수였던 저자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서울시 대표가 되어, 출전하게 된다. 실패라는 단어와 무관한 삶을 살았고, 거침없이 꿈을 위해서,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였다. 장학금을 받았던 것도 조기졸업도 또래 친구들보다 빨리 시작하였다.하지만 인생이 갑자기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히키코모리가 되었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절망이 눈앞에 펼쳐졌고,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시에 등장하는 그레고리잠자처럼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말았다.

열심히 살았고,성취감을 느꼈으며, 성공과 꿈을 꾸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세상과 거리를 두었다.나를 보호하고,세상이 나를 안다는 것을 거부하고 싶었다.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 생계형 히키코모리가 되고 만 것이었다. 세상에 스스로 민폐가 되진 안핬지만, 가족은 항상 저자를 걱정하고 있었다. 잘못도니 선택을 할 수 있어서다. 기다려 주었고,다시 돌아오고, 회복되길 바랬다. 하지마 그런 기대와 달리 하루하루 무기력한 상태에서, 먹고 자고 생각하는 시간 이외에는 잠자는 시간으로 채워 나간다. 삶의 의미조차도 내려놓았고,무엇을 한다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밖에서 나오지 않았고, 100일 가까이 세상과 거리를르 두기 시작했다.방구석과 친구 먹었다. 낯선 세상에 대한 거부감은 어느 새 적응하였고, 인간 나무늘보처럼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나를 볼 때,한심스럽게 본다하더라도, 저자는 스스로 만족하였고,살아갈 방법을 찾아낸다. 그것이 살아야 하는 이유였고, 왜 살아야 하는지,어덯게 살아내야 하는지 만들어 나간다. 히키코모리에 대해서, 세상이 그들을 낙인을 찍고, 혐오하고, 불편하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가 그들이 다시 세상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되돌아 볼 수 있다. 삶을 이어나가면서 함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것이 어던 의미인지 돌아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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