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 미처 몰랐던 진짜 내 모습 찾기 프로젝트
윤슬 지음 / 담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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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내 영혼이 만든 '제2의 나'라고 생각한다. 활동적으로 보내는 시간에도 만날 수 있고, 주변이 모두 고요해진 시간에도 만날 수 있다. 혼자만의 만남이라 은밀하고 ,농축된 모습일 때가 많다. 바로잡아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잡기 위해, 주저없이 달려나가야 할 것이 있다면 달려 나가기 위해,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그 덕분에 조금이라도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르쿠스는 전쟁터에서 불굴의 용기를 보여 주었지만, 전기 작가 프랭크 매클리의 말처럼 마르쿠스의 가장 용기있는 행동은 '타고난 비관주의를 억누르려고 부단히 노력한 것'이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을 읽다가 무릅을 탁 치면서 혼자 연신 고개를 끄덕였던 문장이다. 타고난 비관주의를 억누르려고 부단히 노력한다는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수시로 '비관적인 마음'을 목격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런 노력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나는 딸, 아내, 엄마,그리고 작가로 중심 세계를 조금씩 이동했다. 아니,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나의 세계를 만들어 왔다. (-47-)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내게도 고비라는 것이 많았다. 예쁜 유리잔이 눈앞에서 떨어진 것처럼 설명할 수 없는 아픔으로 밤새워 운 적도 있고, 우주에 내 편이 하나도 없다는 기분에 모든 것을 놓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힌 적도 있었다. (-84-)

"엄마는 집안일 중에 어떤 일이 가장 힘들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애초에 뭔가를 기대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원했던 결말도 없었다.다만 그런 상황에서 둘째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앗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마음은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단어를 이어 붙여 나갔다.

"딱히 어떤 것이 힘들다기보다는 부담감 같은 게 큰 것 같아. 세탁도 세탁기의 도움을 받으면 되고, 청소도 청소기의 도움을 받으면 되는 거라. 사실 어떤 게 가장 힘들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다만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게 있어. 엄마도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얼른 끝내고 쉬거나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 같은 거.그것도 있겠다.계속 다음을 생각하는 버릇 같은 것.계속 뭔가를 해야 하고,그것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 같은 게 있거든. 이런 마음이 부담인 것 같아." (-89-)

기록 디자이너 윤슬 작가의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이다. 저자는 17권의 책을 쓴 작가라는 이력 이외에 담다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 저자의 책 중에서 『마인드(Mind)』, 『|이해한다는 것』,『의미 있는 일상』 을 읽은 바 있다. 윤슬이라는 단어 뒤에 감춰져 있는 고단한 엄마의 일상 뿐만 아니라, 직업으로서 출판사 대표라는 또다른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며, 세상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수행이라고 볼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 누군가에게 화풀이하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 또한 어떤 상황에서,아들에게 화를 내고 만다.자신에게 도와주길 바라는 무의식이 내 의지와 상관없는 행동으로 표출되고 말았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왕왕 보고 있다.그럴 때마다 저 사람에 대해 이해하려들기 보다는 또라이, 꼴통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은 고려하기란 쉽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가 성인군자를 선호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소인에 머무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나의 소중한 피붙이였기 때문이다. 삶을 생각하고, 삶에 대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낸다.그것이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내 삶의 내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삶은 내 뜻과 무관하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으며,그 순간을 잘 견디고, 물 흐르듯 안전하게, 평온하게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그건 그 사람이 긍정주이자이던, 타고난 비관주의자이던 간에,우리 사회가 ,내가 지켜야 할 사회적 규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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