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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후의 사랑
김은비 지음 / 별빛들 / 2023년 3월
평점 :

어떤 단어만 보고도 누군가는 어떤 누군가를 떠올리지
판콜에이, 파리 테러, 프리다칼로, 겨울, 소매가 긴 옷,담배, 성냥, 이터널 선샤인, 생제르망, 꽃반지,낚시 의자, 페스티버르 필름카메라, 망원 한강 공원,그린 플러그드, 맥도날드, 백발노인, 냉정과 열정사이, Bae Bae,아나키스트, 남서울미술관, 사당역, 시, 편지, 1일, 경복궁, 케첩, 아이스라떼, UFC,1664 블랑, peer,항공정비, 파랑, 사랑 (-16-)
사랑의 매커니즘
내 애인이었던 사람들의 초상(肖像)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지난날의 자화상이 떠올라요.청춘은 사랑의 메커니즘, 사랑만 있다면 나는 영생할 수 있어요.
더 이상 길거리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아요. 길을 잃은 자들을 어루만져 주는 수많은 가사말도 이제는 전설이 되었고요.그 어던 이별 노래도 슬픔을 달래줄 진혼곡이 될 수 없단 사실을 깨달은 세포들은 무덤 주변들 빙빙 배회해요.미처 태우지 못한 것들이 묻힌 곳. (-29-)
대체적으로 삶을 지속하는 대부분의 행위에 고독이 동반해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그 뜨거운 순간 마저도 우리는 고독하잖아요.그래서 저는 냉정과 열정, 불행과 행복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해요. 불행해도 좌절할 필요 없고, 행복하다고 오만할 필요도 없죠.
고독이 가져오는 감정에 동요되기보단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나'이기도 했다가 내가 아니기도 하는 기묘한 경험을 이해한다면 척박함 속에서 찬란함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55-)
단단한 대지가 되어줄 굳건한 사랑.
사라의 결말이 아닌 더 깊은 사랑으로의 초대.
그저 정답은 사랑이라고 말할 수 밖에 .. (-93-)
나는 아직도 네게 편지를 쓸 때마다 새삼스럽게 놀라곤 해.합정에서 술을 마실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부산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줄 몰랐고, 서울로 돌아와 다시 만나게 될 줄도 몰랐고, 연인이 될 줄은 더더욱 몰랐을 뿐더러 이렇게나 긴긴 시간 짙은 마음으로 서로를 아낄 줄은 정말 몰랐잖아. 이제 그만 놀라고 싶은데 난 여전히 우리의 역사가 놀랍기만 해. (-114-)
살아갔고, 사랑했다, 삶이 있어서, 사랑이 존재하고,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결국 죽음이란 삶의 종착역이며 사랑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고통스러운 삶이란 결국 고통스러운 사랑이기도 하다. 에세이집 『사랑 이후의 사랑』에서는 처음의 사랑과 마지막 사랑을 서로 이어나나가고 있었다. 첫번째 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되길 바라는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인간의 삶을 배신한다. 서로에 대해 사랑에 대해 탐색하고, 사랑에 대해서, 의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사랑은 지속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
우리는 사랑을 항상 편지에 쓰고, 말로 하고, 기억을 하면서, 느끼고,감정을 소비한다. 사랑이 우리 삶의 전부인 이유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 떠날 운명을 가지고 있었으며, 안생의 사계절 속에, 물질적인 사계절, 시간의 사계절을 사랑의 의미와 가치로 채워 나가고 있었다. 어떤 단어가 그 사람을 떠올린다면, 그것은 사랑이었다. 어떤 단어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면, 사라을 잊지 못해서 생기는 필연적인 현상이다.그래서 사랑은 냉정과 열정 사이에 존재하고 있으며, 시간과 장소의 틈바구니에 잡초처럼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있었다. 즉 고통스럽다고 사랑을 소멸시키려고 애를 쓰면,내 삶의 행으로 귀착이 될수 있다. 사랑을 잘 씻어서 흘려보낼 줄 알아야 사랑에 대한 긍정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고, 언겐가 이별해야 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