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1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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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가게의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그 안에서 , 정체 모를 어떤 그림자가 남자 아이의 뒷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림자는 의미심장하게 혼잣말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단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말이야. - (-11-)

-여기는 무인 가게라 서빙은 안 해 주는데 오늘은 특별 서비스! 이 '철싹 레인보우 파르페'로 말할 것 같으면,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과일을 갈아 만든 신선한 셔벗에, 세계 빵 과자 경연대회에서 5년 연속 입상한 마리엔느 가르뎅이 고안한 과자 디자인을 적용해.... (-36-)

이빨 튼튼 옥수수콘, 꿈 속으로 아포가토, 날개 돋친 아이스케이크, 배 빵빵 아이스크림.

현주는 입에 침부터 고였다. 그중 목소리가 알려 준 아이스크림이 무엇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파이처럼 둥근 뻥튀기 두 장을 겹쳐 놓은 '배 빵빵 아이스' 바로 앞에 , 손가락만한 크기의 작은 팻말이 붙어 있었으니까.

다이어트에 특효!

세상에서 가장 날씬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76-)

지훈이는 이상한 무인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먹었던 셰이크가 떠올랐다. 이름이 분명 '퐁퐁 비눗방울 셰이크' 라고 했다. 그 셰이크를 먹고, 할머니가 잊은 기억들이 비눗방울이 되어 날아와 앉은 것 같았다.

전에는 할머니의 병이 낫기만 하면 무조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할머니와 병원에 다녀온 엄마 말에 따르면 , 할머니의 병은 그대로라고 했다. 그냥 기억력만 좋아진 거라고, 거기에다 우울중도 생겼다고 했다. (-127-)

한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길을 가다가 무인아이스크림 가게를 얼핏 본 적은 있다. 마트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무인아이스크림에 갈 이유가 거의 없다시피했다. 무인아이스크림 가게는 가본 적은 없지만, 동화작가 서아람의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에 등장하는 무인 아이스크림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거울 아이스 찹쌀떡, 찰싹 레인보우 파르페, 게으름 미숫가루 젤라토, 배 빵빵 아이스, 변신 튀르키예 아이스크림, 퐁퐁 비눗방울 셰이크, 솔솔 솔바람 팥빙수가 무인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팔고 있다.

동화 작가 서아람은 실제로는 동화작가가 아닌 현직 검사였다. 검사라는 특수한 직업은 억울하거나, 죄를 짓거나, 어떤 이유로 인해 불편한 관계에 놓여지는 그런 케이스다. 작가는 검사라는 무겁게 느껴지는 직업을 떠나서 동화작가로서, 자신의 생각을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에 오롯히 반영하고 있었다. 여덟가지 스토리와 여덟 명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걱정거리가 있었다.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풀어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 이 동화책의 앞부분에 무인아이스크림가게에는 공짜는 없다고 말한다. 즉 ,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어떤 것을 해결하고 싶다면,내가 가지고 있는 걱정과 근심, 고통이라던지, 책임이라든지 간에 그것에 대한 댓가는 분명하다. 현재 그 댓가를 누리지 못하더라도, 후대에 누군가는 지불하게 된다. 아이들이 각각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먹었던 달콤하고, 특별한 아이스크림은 그것이 자신이 품고 있는 숨겨진 고통이나 열등감이 있었다. 그것을 해결하거나, 벗어나거나,지울 수 있다면, 비싼 댓가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공짜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래서다. 세상에는 마땅히 내가 지불할 무언가가 있고, 교환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거래,계약이 가능하다. 그것이 우리 삶의 기본 원칙이며, 공짜로 누군가에게 얻었다면, 그것에 대한 댓가를 지불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 있어야 한다. 묵직한 동화책 한 권을 만나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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