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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중간항로를 의미있게 만드는 첫번째 단계는, 가족과 문화로부터 얻은 렌즈가 실은 완전하지 않으며 세상의 일부만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그리고 불완전한 렌즈를 통해 결정을 내려왔고 그 결과 때문에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면, 우리는 아마 지금과는 전혀 다른 렌즈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17-)
젊었을 땐 보통 건강한 육체를 당연하게 여긴다. 항상 도움이 되고 나를 지켜주며 필요할 때 의지가 되고 회복도 빠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깨닫는 날은 언젠가 오게 마련이다. 그때 건강했던 육체는 적으로, 우리가 주인공인 영웅 드라마의 내키지 않는 악역으로 전락한다. 마음은 여전히 희망에 차 있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 (-65-)
중간항로가 시작되면 우리는 삶의 전반기에 끝내지 못한 일이 뚜렷히 떠올라 종종 상처를 받는다. 예를 들어, 결혼생활에 실패하면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자신이 얼마나 자기도 모르게 결혼에 기대고 있었는지 하나씩 느낀다. 배우자에게 부모 콤플렉스를 투사하고 있었음을, 또는 결혼생활을 유지할 기술이나 자신감이 없었음을 자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인생 전반기의 두려움이 자신 안에 둥지를 틀어, 후회와 동시에 타인을 원망하고픈 욕구가 생긴다. (-86-)
앞서 말했듯 자아는 사회화 과정에 대한 반응으로 페르소나를 얻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페르소나란 외부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얼굴이지만, 내면 생활 역시 보호한다. 그러나 주요 기능에 의존하면 개성의 일부분만 편애하게 되는 것처럼, 페르소나 역시 자기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여겨야 한다. 외부 세계를 대하는 데 페르소나가 필요하지만, 우리의 거대한 정신 속에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탐색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165-)
중간항로를 거치는 일은, 항구 하나 보이지 않는 먼 바다에 기울어가는 배 안에 혼자 있는 나를 깨닫는 각성의 과정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그대로 잠을 청하거나 ,배에서 탈출하거나 , 키를 잡고 항해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 (-204-)
마흔이 되면, 이유없이 불안하고, 위축된다. 조심스럽고,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찾아올 때가 있다 .이십대, 2002 한일 월드컵을 볼 때는 세상사에 대해 모른채 시간이 흘러갔지만, 어느새 마흔이 넘어가면,나의 어깨에 올려진 책임감에 대한 무게를 느낄 때가 있다. 소위 우리 스스로 힘든 삶 속에서, 무디어져 가게 되는 이유였다. 마흔에서,오십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중년의 위기가 찾아오는 이유도 그러하다. 삶의 아픔과 괴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고 있었다. 불안과 위기를 감지하게 되면, 지혜와 지식에 탐낙하게 되는 순간이다.
책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을 읽으면, 중년의 위기를 중간항로라고 말한다. 즉 인생에서, 출발지와 중간 항로와 도착지를 말하고 있었으며, 중간항로가 안정되어야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다. 마흔이라는 중간항로를 잘 넘어가려면,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건강한 자아, 건강한 페르소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스스로 놓치고 있었던 것 중 하나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인생의 발자국을 내가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 모엇을 할 것인가,무엇을 남길 것인가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는 이유다. 즉 나에게 '지금까지 당신은 누구의 삶을 살았는가'를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스스로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