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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의 방
진승태 지음 / 예미 / 2023년 2월
평점 :
홍대에서 첫 버스킹을 시작했을 당시 사실 내겐 돈 +밥벌이 수단들에 현실적으로 큰 위기가 닥쳐온 상황이었다. 또한 모든 친구, 선후배들과의 연락 역시 거의 두절된 상태이기도 했다. 그러니 누군가 당시 이런 내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면 '루저' 엘리트 코스에 입학해 차근차근 학점을 떠나가기 시작했군, 이라고 평가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11-)
내가 생각하기에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버스커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분명하다. 기실 내 경우만 봐도 너무나 그러하니까. 그런데 그들 중 애초부터 "난 그냥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버스커가 꿈이야"라며 마음먹고 이 생활을 시작한 이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겠는가. 누구든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노래, 연주까지 가능하다고 한다면 처음부터 그 누가 길거리 공연자를 꿈꾸겠는가. 그것보다는 당연히 자기 이름이 떡하니 달린 앨범을 발매하고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삶부터 우선 꿈꿀 것이다. (-64-)
다시 한번 그 아이들이 이렇게 빛 없는 공간 안에 갇혀 서서히 생명이 사그라져 갈 때를 생각해 본다. 그럼 아마도 그 어린 영혼들은 여원처럼 길고 긴 억겁의 체험으로 그 시간들을 보내야만 하지 않았을까. 마치 전혀 빛을 포착하지 못해 셔터 스피드 설정 자체가 불가능한 카메라처럼. 그리고 어쩌면 이 사실이 나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다. (-178-)
여기는 버스커인 내가 그간 여러 책들을 읽어오면서 만개하게 된 다양한 인문학적 감각을 기록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의 입장에서 그간 내가, 여러 뮤지션의 삶이나 대중음악을 다룬 책들 또한 가까이했으리라는 예상이 그리 어렵지 않게 들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내가, 여러 뮤지션의 삶이나 대중음악을 다룬 책들 또한 가까이했으리라는 예사이 그리 어렵지 않게 들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내가 이런 범주와는 많이 다른 무척 특이한 책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음악 레슨 -인생연주비법 The Music Lesson: Spiritual Search for Growth Through Music * 2006 』 이라는 책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책이 남달랐느냐.그건 바로 저자가 악기 연주를 통해 자신만의 다양한 철학을 길어 올린 체험을 꽤, 독특한 글로 풀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194-)
그런데 결국 이 '몽테뉴'의 주변 시대상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다소 선명히 알 수 있는 사실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그곳에 사는 그 누구에게라도 당시에는 주변에 매우 죽음이 흔했던 시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몽테뉴' 에게는 잔혹사까지 여러 겹 겹쳐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니 그는 서른 일곱이라는 꽤 이른 나이에 법관이라는 높은 관직에서 물러나 일찍이 죽음과 삶을 성찰하게 된 것이라 한다. 그리고 그덕에 『수상록』 과 같은 기록 또한 남길 수 있었고. (-209-)
그리고 이렇게 실제 과학자가 쓴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화됐기 때문일까? 이 영화는 우주적 혹은 과학적 시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봐야 그 진정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우리 대부분이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공간' 과 '시간'의 개념이 단지 우리 인간만의 창작물일 수 있다는 것. 혹은 이 두가지는 드넓고도 드넓은 이 우주 안에서 단지 지구와 같은 몇몇 협소하고도 한정적 구역 안에서만 적용 가능한, 특수한 개념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특히 그렇다. (-316-)
사람의 눈은 자신 본인이 아니라 남들을 향해 달려 있다.그리고 아마도 이런 신체적인 한계 때문일까? 개개인의 인간들에겐 본인이 주체적으로 행한 여러 행위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인간은 본인이 가진 가치관이나 혹은 자신이 택해서 행한 행동 등을 맹신적으로 옹호하려는 성향 또한 진하게 가지고 있다. (-405-)
2009년 이전에만 해도, 인디밴드, 버스킹에 대해 알지 못했었다. 슈퍼스타 K 1 가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큰 히트를 치면서, 음지에서 노래를 하고, 자신만의 취햐을 가진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디밴드 장재인을 알게 된 것이 그때였다. 물론 버스킹에 대한 대중적인 눈높이가 바뀐 것은 '버스커버스커' 덕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물론 내 지역에 사는 버스킹도 교류하고 있으며,그들이 예술적인 열정은 깊지만, 사람들에게 크게 두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자기 만족에 빠지는 경우를 왕왕 보았으며, 우리는 철학과 음악을 접목해보고 있다. 음악, 버스킹, 그런 모습를 정부나 지자쳬의 지원으로 인해 여러가지 보조 지원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소소한 음악회 ,기거리 버스킹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가 진승태, 저자는 미술을 전공하였지만, 버스킹을 시작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음악이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돈벌이,밥벌이가 우선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 앞에서, 첫 버스킹에서, 35,000원을 받았던 것이 버스킹, 그 시작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생각해 왔던 버스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덜어낼 수 있다. 그동안 딴따라로 치부하였던 그들의 아마추어니즘 음악세계에 대해서, 나름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만의 가치관과 의미를 부여하면서, 음악에 철학을 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예술이 가난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라도, 음악이 있어서, 우리의 정신적인 빈곤에 대해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보았다.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음악적 메시지, 우리에게 음악이 어떤 의미이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버스킹 연주를 가벼이 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성찰하게 되었다. 음악은 위로이자,치유이며, 정신적 성찰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