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 - 악기로 마음을 두드리는 음악치료사의 기록 일하는 사람 12
구수정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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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지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 발버둥쳤을 뿐이다. 경주마처럼 목표 이외의 일들은 모두 지운 채 정면만 주시했다. 다리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 발톱이 바지고 살이 곪은 줄도 모르고 질질 끌면서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등산을 100미터 단거리 선수처럼 매 순간 힘을 다해 달렸다. 경주마의 최후가 어떤지 그땐 몰랐다. (-8-)

음악치료는 '계획-세션- 일지 기록' 이란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사람들과 만나서 음악을 듣고,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아마도 그 모습은 음악 치료의 여러 단계 중 겉으로 보이는 면일 것이다. 그러나 한 시간 남짓한 세션을 준비하기 위해 음악치료사들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다. 우선 내담자의 나이, 성별, 직업군, 거주 지역 등을 고려해서 그에 맞는 곡목을 선택하고, 신체 조건에 맞게 악기를 고르는 '계획' 단계가 있다. 필요하다면 반주 연습도 해야 한다. 또 '세션' 이 이루어진 뒤 그 안에서 있었던 의미 있는 대화, 연주 모습, 내담자의 태도를 기억해서 일지를 '기록' 하는 단계가 있다. 일지는 다음 세션을 계획하는 데 근거가 된다. (-33-)

온종일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할머니는 나에게 노래를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무슨 노래를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무슨 노래를 알려드릴까 고민하던 나는 찬송가가 생각이 났고, 마침 가정 예배를 앞두고 있었다. 찬송가 책을 뒤적이다 배우기 쉽고 가사가 적당한 노래를 찾았다. 이 노래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 (-101-)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이 아무렇지 않았던 건 아니다. 음악치료를 공부하러 온 사람들은 다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지 . 자기 상처가 없는 사람들이 타인의 아픔을 알아채고 공감하기란 쉽지 않지. 교수님은 치료사 스스로가 음악치료로 인한 정화 단계가 없다면 진정한 치유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맞다. 내가 경험해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건 썩 내키지 않는다. 의도치 않은 거짓말쟁이가 된 기분이다. 음악치료의 근본은 기술이나 기법의 문제가 아니다. 또 자격증이 주어진다고 모두 좋은 치유자도 아니다. (-143-)

'모아 음악치료'는 만 3세 정도의 아이가 엄마와 함께 음악치료 세션에 참여한다. 아이가 어려 혼자서 세션에 참여하기 어렵고, 엄마와의 애착이 부족한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이 여섯, 엄마 여섯으로 구성되어 20분간 세션이 진행된다. (-191-)

언젠가 특수 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교문 밖에는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보인다. 지친 표정의 부모님은 아이가 나오자 해처럼 밝은 얼굴로 아이를 맞이한다. 아이는 부모님을 보고 천사처럼 달려가 안긴다. 몸은 고되지만 찰나의 기분들이 삶을 계속하게 한다. 장애 아동의 가정은 아이의 뒷바라지를 위해 직장도 그만두고 온 삶을 바치는 고래 같은 부모들이 많다. 특히 성장하면서 또래보다 덩치가 더 커지는 아이들은 엄마나 할머니가 감당하기 어려워 아빠가 돌보기로 한다. 일부 가정은 그런 상황이 힘들어 이혼을 한다. (-233-)

위로, 치유,치료, 이 세가지는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의미를 지닐때가 있다.감정과 생각이 이 세가지와 연결되며, 행복, 치유,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 내 안에 무언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들 때,불안하고, 우울하고, 허기짐을 채우고 싶어진다. 나의 의지대로 되지 않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치유가 필요한 순간이다.

삶, 그리고 죽음, 음악치료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족이 사망했을 때, 무언가 해결되지 않을 때, 나의 의지와 무관한 일이 나타나ㅓ 나르 불행하게 할 때, 그 상황에 맞는 음악을 듣게 되면, 심리적인 안전과 평화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나에게 이로운 삶이 나에게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상처를 입은 경험은 음악치료사가 되었고, 자신이 겪은 상처를 타인의 상처를 통해, 기억을 소환할 수 있었다.

즉. 이 책은 음악 치료가 필요한 내담자와 음악치료사가 서로 만나서, 행복과 기쁨을 얻어가는 과정을 에세이에 녹여내고 있었다. 우리 삶 속에 여러가지 문제들이 , 상처와 사연들이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받고 싶은데 공감받지 못할 때다. 음악치료사느 상철르 입은 사람들이며, 그 상처로 인해 내담자의 상처에 공감하여 전화시키는 음악치료 작업을 시작한다. 음악치유 과정을 통해서 일상으로 회복과 평화로운 일상을 내 것으로 바꿔 나갈 수가 있다. 누군가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회복 과정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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