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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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으로부터의] 완전한 회복이란 매우 드물다. 조현병은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에서 영구적인 입원은 필요하지 않은 수준에서 영구적인 입원은 필요하지 않은 수준까지 광범위한 상태로 나타나는데, 그렇다 해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중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병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타인이 조현병을 앓는 이들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접근할 수 없다는 느낌을 품게 된다는 점이다. (-8-)

조현병은 무섭다. 조현병은 전형적인 광기의 병이다. 광기가 무서운 이유는 인간이 체계화하고 분별하려고 애쓰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끝없이 이어진 알들을 연,월,일로 구분하며, 불행, 질병, 불편, 죽음을 막고 통제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결과일 뿐인데도). 하지만 그러한 예측불허와의 싸움도 고유의 내적 논리로 현실을 축소하는 조현병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14-)

DSM 은 병증을 정의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침이지만, 인간의 폭넓고 미묘한 스펙트럼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향점이 아닐 수 있다. 만약 내가 지금도 DSM-IV 나 DSM-5 분류를 연구하는 연구원이었다면,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 신청하는 보조금 제안서에 연구도메인진단기준의 함의에 관한 내요을 포함시켰을 것이다. (-37-)

맬컴 테이트 살인 사건은 조현병이 있는 사람을 돌보는 가족이 벼랑 끝에 몰렸다고 느낄 때 , 즉 자신보다 더 큰 어떤 힘에 압도당했다고 느낄 때 일어날 수 있는 참사의 극단적인 예이다. 돌봄의 부담은 사람들을 파멸시키는 부담으로 발전된다. 법정에서 로델 테이트는 그 범죄 자체를 사랑의 행위라고 표현햤다. (-65-)

결국 예일대는 나를 외면했다. 어떠한 설명조차도 없었다. 내가 '정신병자'로 판명된 이상,구태여 나를 다시 받아 주지 않았고, 수년이 지난 뒤에는 동창회 소식지에서 내가 한때 예일대생이었다는 사실마저도 지워 버렸다. 그리고 맨해튼에 있는 에일대 클럽에 나의 입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118-)

나는 정신증이 나타날 때의 느낌을 알아채지 못했다. 정신이상 상태가 '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붕괴되는 양상에 치닫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내 정신증 삽화에 선행하는 징후를 알고 있다. 다른 경로로 가거나, 걷지 않고 날아 다니는 사람들까지 대변할수는 없지만, 내 정신이 급속도로 균열상태에 접어드는 느낌은 꽤나 익숙해졌기 때문에 잘 묘사할 수 있다. (-187-)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고통의 잔해도 많이 있는데, 급성 질환의 세상에서 살던 그때의 내가 기념이자 증표로 스냅사진을 찍어댄 덕분에 지금에서야 그것을 알아본다. 어떤 사진에는 텁수룩한 수염을 기른 채 짙은 속눈썹에 고갈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C의 얼굴도 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사진에 눈길이 간다. 굳이 사진을 보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도 그의 얼굴에 나타난 절망을 읽을 수 있지만. (-245-)

2014 년 세월호 참사 때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단어가 단원고, 유병언, 소조기,중조기, 대조기, 다이빙벨이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할 때는 자가격리, 신천지, 페스트 등이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이 발생하면, 그것에 대한 관련 단어가 급순간 생겨나고,그것에 주목하고 있었다. 어떤 끔찍한 사건,묻지마 범죄가 일어날 때도 마찬가지다. 끔찍한 살인, 조현병 의심, 정동장애,우울증, 정신병력 등등이다. 작가 에즈메이 웨이준 왕은 미국 중서부 2세개 대만계 미국인으로 태어났지만, 예일대 입학 후 정신질환으로 인해 퇴학을 당하고 말았다.환각과 망상으로 시작된 우울증, 조현병과 우울증이 겹쳐진 상황을 조현병정동장애라고 부르는 이유다. 저자는 바로 이 병 때문에, 스탠퍼드대 뇌 영상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자신의 병을 적극적으로 알기 위함이었다.

자가격리,단절, 사회적 격리라는 단어는 조현병과 익숙한 단어들이다. 내 주변에 어떤 이가 끔찍한 일을 벌일 때 항상 단골로 등장하고 있으며, 신당동 스토커 살인사건도 그러했다.바로 자신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서, 타인의 생명을 앗고,자신의 삶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두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으로 그러한 낙인이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당하게 되었고, 사회적 불이익을 당한 이유라고 발하고 있었다. 어떤 질병에 대해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고통받아야 하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 볼 수 있으며,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 존 내쉬 또한 조현병, 조현병 정동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생전 자신의 천재적인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어떤 질병에 대해서,낙인 직거나 편견,선입견 을 가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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