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니 봄도 왔다 - 당신이라는 사소한 기쁨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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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나는 네게 바랄 게 없다.

나는 네게 욕심낼 게 없다..

다만 소원은 있는데...

어느 날 네가 먼저 뽀뽀를 쪽 하고 달아나는 것.

나는 한번 쯤 그런 애틋한 술래가 되어보고 싶다. (-26-)

어린이집

저기까지 달리기를 해

늦은 사람이 딱밤 한 대 맞잔다.

나는 운동화 끈을 몰래 슬며시 풀어

앞질러 가다 아이쿠 하고 넘어져 버린다.

바보 같다며 깔깔 웃는 너

모쓱해하는 나.

철없는 아이 같은 장난이지만

네가 그렇게 웃는다면,

나는 평생 유치원이어도 좋다. (-54-)

하나하나가 쌓여서

어느 날엔 너의 미소를 사랑했고

어느 날엔 너의 향기를 사랑했다.

어느 날엔 너의 눈동자에 빠졌고

어느 날엔 너의 목소리에 빠졌다.

어느 날엔 너의 눈물이 와 닿았고

어느 날엔 너의 아픔이 와 닿았다.

함께하고 싶었고

옆에 있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날엔

너의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들이 모여

모든 순간이 되었다. (-101-)

바람

어느 날 계약서를 보고

조그만 소망이 하나 생겼다.

세상 다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여러가지 일이 있겠지만

내 삶에 한 명쯤은

아무 이유없이

아무 조건 없이

나를 필요하게 하소서.

마치 때가 되면

자연스레 마주치는 계절처럼. (-158-)

내리사랑

놀이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여동생.

술래잡기 하자 조르고 공기놀이하자 들뜨고,

갖가지 놀이거리를 가져와 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삐져버리던 여동생.

"힘들지 않니? 조금만 쉬자."라는 말이라도 했다간

곧바로 소꼽놀이 속 마님을 모시는 마당쇠로 만들었던 그 아이.

그러던 그 개구쟁이 아직도 놀이터에서 논다.

다 자라 어른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지금도 그때처럼 즐겁니? 그런데 조금 힘들어 보이는구나.

여동생을 보며 놀리고 장난을 친다.

자기 같은 아이들 열댓 명은 데리고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버린 것이다.

애쓰는 거 알지만 더욱 맑아진 얼굴 보기 좋다.

예쁘게 받은 사랑 많은 이들에게 되돌려주니 말이다.

사랑은 원래 받는 일보다 주는 일이 더 행복할 때도 있단다. (-202-)

사랑을 받으면, 사랑을 되돌려준다. 우리 일상 속에서 숨어 있는 다양한 모습들, 그 모습들 속에서 우리는 갖가지 모습들을 담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결국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각자의 몫이 되고,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인생,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게 된다.

삶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간에 만남이 있으면, 서로 이별이 있으며,인연이라고 부르는 그 소중한 관계 속에서 죄책감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서로 살아감과 각자 살아지는, 나에게 주어진 인생은 결국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으며,나를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생각해 보면서 살아가고,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

책 『네가 오니 봄도 왔다』은 사랑을 말하고 있다.나에게 사랑이란, 타인에게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느끼는 것이 우선이다.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내해야 하며, 지난 날을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남는다. 살아가되,견디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은 어렵게 느껴지면서, 사소한 곳에 사랑이 머무르고 있었다. 마냥 유치하게 보였던 어떤 행동은 그것이 어떤 사람의 진심이 될 수 있다. 누군가 우울해 하기에, 사랑하는 이가 웃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자신을 스스로 망가뜨릴 준비가 되어 있다. 스스로 포기하게 되고, 때로는 스스로 무너질 때도 있으며, 때로는 나의 의도와 무관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나 하나로 인해서, 내가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에게 미소와 웃음을 줄 수 있다면, 그 하나만으로도 나 스스로 미소짓게 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나에게 주는 사랑도 있건만, 타인에게 주는 사랑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래서다. 삶이란 결국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살아가고,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내가 하면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준비가 내 앞에 놓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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