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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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좋은 일, 안 좋은 일이 섞여 있단다

좋은 일에는 참 좋다고 느끼며 살고

안 좋은 일은 잘 참으면 더 좋은 일이

많을 거라 생각하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항상 기뻐하길 바란다.

어릴 적 네 모습을 추억하며

엄마는 좋은 생각만 하고

즐겁게 지내려고 하고 있어

자신감을 갖고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네 의지대로 네 인생을 열심히 살길 바란다.

오늘도 네가 건강하게 즐겁게

생활할 수 있어서 엄마는 감사하다.

사랑해. 힘내

네가 네 생활에 충실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기쁘다. (-221-)

엄마의 유품을 많이 정리했다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들이 꽤 있어서

이사할 때마다 가능하면 넓은 집을 찾곤 했는데

지금은 리빙박스 하나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가구는 tv 하나 남았다.)

한 번에 정리한 건 아니었다.

긴 애도를 통해 어마의 물건에 대한 집착이 서서히 사그라들면서 조금씩 시작했다.

줄어든 물건만큼 내 안에서

엄마를 많이 놓아준 것 같다.

언젠가 이 리빙 박스도 손에 올려놓을 만큼 작은 상자가 될 것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 (-393-)

생명이 있고, 삶이 있으며, 죽음이 존재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것, 인간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뜨거운 화두였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는 가족과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회자정리會者定離 라고 하였던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다.” 는 걸 항상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데 있다. 그 와중에 그림 에세이 『충분히 슬퍼할 것』 는 최근 돌아가신 지인이 떠올랐다. 1년간 중풍으로 인해 소식을 알지 못했던 그 분, 긴 투병 끝에, 얼마전 돌아가신 지인의 삶에는 만남과 이별은 한순간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삶 속에는 돌아갈 수 없는 이별이 있고,그로 인해 그리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있다. 사랑하든 미워하든 가족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마음 속 깊은 상처가 된다.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가족의 휴대폰 속 지인에게 전화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 우리 앞에 놓쳐지게 된다. 직계가족이 아니라면 결코 알 수 없는, 느끼지 못하는 깊은 슬픔에 대해서, 그림에세이 『충분히 슬퍼할 것』 에서는 펑펑 울 수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고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죄책감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 삶을 견딜 수 있다. 결국 나의 가족도, 또한 이별과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서,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 현재,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아내기 위한 위로와 치유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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