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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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모친 사망. 내일 근조." 그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아마 어제였으리라.

양로원은 알제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마렝고에 있다. 두 시에 버스를 타면 오후에 도착할 것이다. (-27-)

나는 일주일 내내 열심히 일하고, 레몽이 와서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나는 에마뉘엘과 함께 두 차례 영화를 보러 갔는데, 에마뉘엘은 가끔 스크린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럴 때면 내가 따로 설명을 해주어야 했다. 어제는 토요일이었고, 약속한 대로 마리가 왔다. 그녀가 빨간색과 하얀색 줄무늬로 된 예쁜 원피스를 립고 가죽 샌들을 신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강한 욕정을 느꼈다. 불룩한 젖가슴이 탄력 있어 보였고, 햇볕에 그을린 갈색 피부 덕분에 얼굴이 꽃처럼 피어났다. (-65-)

나는 몸이 좀 불편했고,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마리와 함께 있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마리가 자기 일을 이야기했고, 끊임없이 미소 지었다. 여기저기서 소곤거림,외침, 대화가 교차했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그 키 작은 청년과 노파만이 내 곁에서 침묵의 고도를 이루었다. (-115-)

바닷가에서는 내가 레몽의 적들을 자극했다. 레몽이 부상을 당했다. 내가 그에게 권총을 달라고 했다. 나는 권총을 사용할 목적으로 혼자 되돌아갔다. 나는 계획대로 아랍인을 죽였다. 그리고 "일을 깔끔하게 끝내기 위해"다시 네 방을 침착하게 ,확실하게 ,이르테면 깊이 생각한 끝에 쏘았다. (-143-)

사회학적 차원에서 볼 때, 『이방인』 은 무엇보다 재판에 대한 재판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이방인』 의 재판에서 문제는 무엇인가? 『이방인』 의 법정은 뫼르소가 살인을 했기에 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이기에 살인을 하게 되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를 전개한다. 재판의 쟁점은 아랍인 살해가 아니라 평소의 도덕성이다. "그것은 태양 때문이었다." 라는 뫼르소의 진술은 비웃음을 살 뿐이다. (-194-)

알베르 카뮈는 다수의 책을 써냈다.그는 실존주의 철학을 구현했으며, 부조리와 반항,의식하는 인간상을 그의 저서에 녹여냈으며, 그는 1913년 11월 7일에 태어나 1960년 1월 4일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의 저서 이방인이 쓰여진 시점은 1942년이었고,그가 이십대였던 시기, 제2차 세계대전 전쟁이 발발했던 시기다. 그는 뫼르소를 전면에 내세워서,그가 사람을 죽인 이유, 엄마의 장례식을 통해 그의 도덕성을 말하고, 재판의 쟁점으로 삼고 있었다.

이 소설이 80년이 지난 지금가지 읽혀지고 있는 이유, 고전이 가지는 시대를 뛰어넘은 통찰이 있었기 때문이다.그가 내세운 부조리는 우리 삶 속에 여러 사건들에 대해 언론이 다루고 있는 부조리, 조리에 맞지 않는 것들을 사건화하고 있으며,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에 대해 꼽씹어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서,지금 우리 삶에 뫼르속와 같은 아바타가 등장한다면, 그가 어떤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그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언론에 의해 파헤쳐진다. 그의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그가 말하는 말과 문장, 언어와 무관하게,언론이 그의 됨됨이, 선과 악에 대해 단정지어 버리고, 매장 시켜 버릴 수 있다. 소설에서, 뫼르소는 스스로 진실된 말을 하였다. 그는 정직하였고,진실하였다.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세상은 그를 흉악한 인간, 모순된 인간으로 치부해 버리고 있었다. 그로 인해 그는 비웃음을 샀고,사형되고 만다. 즉 우리 앞에 비슷한 재판이 일어날 때, 진실을 말하면 구원을 받는게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았다.그것이 바로 부조리의 인식,부조리의 실체가 현실에 반영되고 있었다. 이 소설 보면서 , 유승준, 조국의 경우가 생각났다.그들은 어쩌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모순된 존재, 바로 뫼르소가 된 것이 아닐까 ,그는 죗값을 받게 되었고, 그의 말을 세상이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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