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하지 말라 - 인간을 살리는 쉼에 관한 21가지 짧은 성찰
이오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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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 만드는 건 개인이란 존재에 그치지 않는다. 쉼은 개개인의 인생만이 아니라 그들이 속한 사회도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어떻게 쉬느냐에 그 사회의 수준이 달려 있다. 가령 문화생황을 활발하게 하면 사회의 문화수준도 올라간다. 시민들이 자기성찰과 독서 등으로 성숙한 인격을 갖추고 사회의 문제점과 모순, 불공정 같은 데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면 사화는 더 좋아진다. 이처럼 사람들이 어떻게 쉬느냐에 따라 사회의 미래도 결정된다. (-8-)

그러나 이렇게 개인주의가 뿌리내린 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개인은 자유인으로서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개인이 주체라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자기가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리의 월계관을 쓰고 만인의 주목을 받는 성공을 차지할 수 있지만, 실패의 쓰라린 결과를 오로지 혼자서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58-)

사람들이 쉬지 못하고 죽어라 일만 하는 데는 이런 종류의 불안이 작용할 수 있다. 불안이 하나의 동력이 되어 일을 더 잘하고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해서 실적을 많이 해주는 직원이 고맙고 좋을 수 있다. 굳이 채찍질하지 않아도 열심히 해주니 얼마나 고마울까.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110-)

휴일은 말 그대로 쉬는 날이다. 그래도 쉬기만 하는 건 아니고 평일에 할 수 없는 집안일이나 스포츠, 놀이, 여행, 종교생활 등도 한다. 직장과 업무, 사업사의 염려나 스트레스를 깨끗하게 내려놓고 가족, 친지, 친구 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휴일에도 사업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아예 출근을 하고 평일과 별 다를 바 없이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165-)

어머니에게는 누워 있는 시간마저 사치였다. 그럴 처지가 아니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아주 형편없는 노점자리하나 얻어서 다시 장사를 시작하였다. 나는 예순이 넘은 지금도 청량리시장 좌판에 앉은 어머니를 찾으러 가는 꿈을 꾸곤 한다. (-201-)

6.25 전쟁 이후 우리의 삶은 피폐하였고,곳곳에 집이 없어서, 판자촌이 즐비하였던 달동네가 즐비하였던 대한민국이었다. 군부 독재 시대를 지나, 경제개발에 올인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면서, 경제적 만족도가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개미와 베짱이 우화가 탄생하였고, 사회는 근면, 성실을 삶의 미덕으로 채웠다. 공교롭게도 우리 삶은 점점 더 휴식을 잃어버리고, 우울, 불안, 고독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미줄에 걸린 개미 신세가 되고 만다.

대한민국 사회는 쉬는 게 죄악이었다. 회사나 가정이나, 어디든, 쉬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일이 터지면, 책임을 물었다. 공직자들이 예기치 찮은 상황에서 , 큰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 그 사람이 어떻게 처신했는지가 도마위에 단골처럼 올라온다. 그 시간에 집에 있었거나 술을 마시고 있다면, 언론의 제물이 되기 십상이며, 옷을 벗을 각오는 되어야 한다. 우리 생활에서 쉼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사회 풍토에 불안이 더해짐으로 인해서다. 잘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실수하더라도,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주고 있다. 근면 성실한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장려한다. 그러나 불안, 우울,고독이 뒤따른다. 개인적인 삶을 강조하면서, 조직의 일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 도 그런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며, 쉼이 없는 삶이 우리 삶을 직진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동시에 성찰과 반성이 없는 사회로 변질된다.

쉼,휴식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 쉰다고 해서 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도 쉼의 일부분이다. 스포츠, 놀이, 여행, 종교생활 을 하는 것도 쉼이다. 그러나 대다수 그러한 시간을 사치로 생각한다. 성공, 미담의 대부분이 잠을 줄이고, 나의 삶 전부를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하는 것 또한 이러한 사회적 흐름, 공동체의 가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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